‘슬램덩크’ PD “언니쓰 조합? 100점 만점에 120점”[인터뷰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7.02 10: 30

 사고를 제대로 치고 있다. 주말 심야시간대 편성에도 불구, 무서운 화제성과 동시간대 1위라는 수치상의 성과까지 거둬들이며 대중은 물론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중.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은 흔치 않은 여자들로만 구성된 예능.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 등 6명의 스타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는다. 최근에는 민효린의 꿈인 ‘걸그룹 데뷔’를 목표로 함께 성장해나가는 멤버들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면서 뭉클한 감동과 빵 터지는 웃음을 잡아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갈수록 프로그램과 멤버들을 향한 호감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 이는 거둬들이고 있는 성과들이 증명한다. 프로그램상에서 결성한 프로젝트 걸그룹 ‘언니쓰’는 데뷔곡 ‘셧 업(Shut up)’으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고,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무대 영상 클립은 공개 한 시간 만에 100만 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한 바다.

상승기류를 제대로 탄 것. 시청률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전국 기준 7.6%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6.4%),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3.6%) 등을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의 메인 연출을 맡고 있는 박인석 PD를 만났다. 언니쓰 프로젝트를 하면서 본인도 같이 살이 빠졌다고. 박 PD는 “저도 꿈(다이어트?)을 이루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며 웃었다.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프로그램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나
“예상했을 리 없죠.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지는 처음에는 생각도 못했허요. 저희 프로그램 자체가 당장 다음 주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면이 있죠. 매주 그때그때 벌어지는 상황과 직면하게 되요. 예능이라고 뭘 짜서 하는 게 아니고 멤버들도 방송하는 마음으로 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다보니 감정선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거 같아요. 멤버들이 ‘진짜’로 하고 있어서 정말 감사하죠.”
- 여성 예능 도전, 부담스럽지 않았는지
“여성 예능이라서가 아니라 이 프로그램 자체가 사실은 어려운 도전이었어요. 기획단계에서는 첫 방송이라도 나갈 수 있을까 하고 준비했죠. 여자멤버들을 모았기 때문에 여성예능이라고 홍보가 되고 방송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긴 했는데, 궁극적으로는 여성예능이라기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 특별히 저희 프로그램에서 여성성을 부각시키거나, 어떤 성향이든 여성이라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는 않아요. 사람에 관한 이야기고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손해보는 점도 득을 보는 점도 없는 것 같아요.”
- 멤버들 ‘케미’가 좋다. 어떻게 꾸려진 멤버들인가
“모든 드라마, 예능, 영화가 다 그렇겠지만 머릿속에 그린대로 100% 캐스팅이 되진 않죠. ‘슬램덩크’도 처음 생각한 라인업과 달라지긴 했어요. 처음 짠 라인업이 100점이었다면, 지금은 120점인 거 같아요. 더 좋은 조합으로 발전됐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멤버 조합은 정말 최고고요. 섭외를 진행한 PD, 작가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해주고 싶어요.”
- 연출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출연자들의 텐션을 관리, 분위기 관리에 신경을 쓰게 돼요. 여타 지금까지 여자 예능인들이 출연했던 버라이어티와는 달리 이번 아이템은 이거로 웃겨보자 하는 거 보다는 리얼한 아이템을 다루고 있죠. ‘이정도만 해도 되겠지 그런 마음이 아니에요. 에너지를 쏟아야하는 부분이 있어요. 지치지 않도록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하고 소통하는 편입니다. 멤버들이 자칫 지칠 수도 있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이 필요해요. 이런 점들이 출연진과 제작진 사이에 좋은 분위기를 만든 거 같고, 이후에 자연스럽게 웃음이나 진정성이 따라오는 거 같습니다.”
- 프로그램 이끌어가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처음에 라인업이 언론에 나가고 나서 ‘합은 맞겠느냐’ 그런 얘기들이 많았어요. 사람들이 그렇듯이 다 한 가지 성격만 있진 않죠. 출연자들이 방송상의 캐릭터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카메라 밖에서 얘기할 때 안에서 얘기할 때 보면 다른 면들이 보이거든요. 그런 다양한 매력들이 있어서 더 좋은 거 같아요. 주변에서 여자들의 기에 눌리지 않냐고 질문을 많이 받지만 그렇지 않다는 반전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불편함 없이 하고 있고 있습니다.”
- 멤버들 간의 의견충돌이나 다툼도 있을 것 같은데
“왜 없겠어요. 여성예능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스케줄이 바쁠 때 날카로워질 수 있는 거잖아요. 저희도 그럴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방해할만한 그런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아요. 게스트들이 출연했을 때 ‘이 멤버들로 방송을 할 수 있겠냐’, ‘팀워크는 왜 이러냐’ 그런 말을 하곤 해요. 그런데 그런 아슬아슬함이 좋은 거 같아요. 너무 착한 사람 6명이었다면 ‘팀 분위기 좋네’하고 말 수 있지만, 첫 인상은 ‘이 조합이 괜찮을까’ 하는데 사실을 알고 보면 잘 맞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 다음 ‘꿈계’에 대한 부담감 없나
“부담감 있죠. 처음에 사실 프로그램 시작할 때 멤버들과 잔뜩 인터뷰들을 했었어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해서요. 저희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주는 미션이라기 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미션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가 진짜로 원하는 것들을 하도록 해주고 싶어요. 이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죠.”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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