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과 김래원 뿐일까? 브라운관에서 반짝반짝 빛났던 백의의 톱스타 명의 들이. 올 여름 안방극장 월화극에 다시 한번 의학 드라마 경쟁이 불붙고 있다. KBS와 SBS가 따끈따끈한 의드 ‘뷰티풀 마인드’와 ‘닥터스’를 각각 내놓으면서다. ,
'뷰티풀 마인드'는 신경외과 의사 이영오(장혁 분)와 교통 순경 계진성(박소담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환자들의 기묘한 죽음에 얽히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감성 미스터리 메디컬 드라마다. 스릴러 장르를 섞어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의사와 순경의 이야기를 담는다. 믿고 보는 김태희 작가와 모완일 감독에 연기라면 빠지지 않은 장혁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닥터스'는 '뷰티풀 마인드'와 의학이란 소재는 같아도 분위기는 천양지차다. ‘뷰마’가 의학 장르에 스릴러란 양념을 잔뜩 뿌렸다면 ‘닥터스’는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듬뿍 섞었다. 한국 시장에서 정통 의학 드라마만 갖고는 시청자 눈길을 끌기 어렵다는 방송국 고위층의 고정관념(?)이 작가과 감독을 이 쪽으로 이끌었을 가능성이 크다.
'닥터스'는 무기력한 반항아에서 사명감 가득한 의사로 성장하는 유혜정(박신혜 분)과 아픔 속에서도 정의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홍지홍(김래원 분)이 사제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다시 만나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사랑을 일궈가는 이야기를 다뒀다.
'뷰마' VS '닥터스', '닥터스' VS '뷰마'의 여름 의드 대전을 맞이해 지금까지 안방극장 의드의 고전 반열에 올라선 작품들을 소환했다.
# ‘골든타임’, 시청자는 아직도 닥터 이성민을 원한다
2012년 MBC 방영작. '미생'의 오과장 이성민이 무명의 틀을 깨고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등장하게 된 의학드라마가 바로 '골든타임'이다. 이민우(이선균 분)를 진정한 의사로 만드는 최인혁(이성민 분)의 올곧은 가치관, 그리고 병원 내 권력구도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특히 이 드라마는 로맨스가 없고 민우와 인혁의 선후배 관계의 ‘브로맨스’가 있었는데 병원에서 사랑을 하지 않아도 휴먼 의학 드라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하얀거탑’, 착한 의사란 고정관념은 버려라
지난 2007년 MBC에서 방영된 ‘하얀거탑’은 '뷰마' '닥터스'보다 훨씬 오래전 작품이지만 시대를 앞선 의드로 평가받는다. 병원을 의사들 사이 권력 싸움의 치열한 생존무대로 그렸고 의사를 권력 욕망을 가진 하나의 조직 구성원으로 다뤘다. 성공의 사다리를 타고자 발버둥을 치는 천재 의사 장준혁(김명민 분)과 도덕 교과서에서 나올 듯한 비현실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어 오히려 민폐가 되는 최도영(이선균 분)의 갈등은 시청자들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 ‘외과의사 봉달희’, 의사는 버럭거려야 인기?
역시 2007년 작으로 SBS 의드에 신기원을 이룩했다. 이범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후배 의사들을 독려하고,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안중근 역을 맡아 톱스타 자리를 굳혔다.당시 미국 드라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의학 드라마인 ‘그레이 아나토미’가 인기였는데 ‘외과의사 봉달희’가 ‘그레이 아나토미’처럼 회차별로 환자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가 펼쳐지며 호평을 받았다.
# ‘브레인’, 신하균 카리스마가 북치고 장구치고
2011년 방영작. '뉴하트'는 한 마디로 신하균의 신하균에 의한 신하균을 위한 의드로 손꼽힌다. 성공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가진 의사 이강훈(신하균 분)의 처절한 병원 내 권력 싸움을 담았다.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보다는 ‘하얀거탑’에 가까운 드라마였다. 병원내 권력다툼과 다양한 군상을 통해 우리 인생을 볼 수 있었고, ‘하균신’이라는 별명이 있는 신하균의 다채로우면서도 몰입도 있는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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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