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가 우리네 인생을 ‘함부로’ 그리고 ‘애틋하게’ 그리며 막을 내렸다. 너무 리얼해 불편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서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다. 노희경 작가는 그렇게 우리의 인생을 그려냈다.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가 지난 2일 종영했다. ‘디마프’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 드라마로, 요즘 젊은 사람들의 인생과 사랑을 주로 다뤘던 드라마들 속에서 ‘디마프’는 이질감마저 느껴지는 드라마였다.
‘꼰대’들의 얘기를 그리는 ‘디마프’가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얘기를 즐겁게 볼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하지만 ‘디마프’는 ‘꼰대’라 불리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나아가 가족의 얘기를 상당히 섬세하고 가슴 따뜻하게 그려냈고 매회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디마프’는 놀라울 정도로 우리네 인생을 리얼하게 담았다. 어느 순간에는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리얼하게 그렸다. 하지만 그래서 웃고 울며 꼰대들의 얘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이 반기지 않아 혼자 사는 삶을 택한 희자(김혜자 분), 악착같이 살며 딸과는 만나기만 하면 다투고 과거 가슴 아픈 상처까지 있는 난희(고두심 분), 과거 남편과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그의 무심함으로 상처가 가득한 정아(나문희 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버려야만 했던 완(고현정 분) 등 드라마이기 때문에 극적인 전개는 있었지만 각 인물들의 얘기는 눈여겨 볼 수밖에 없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민호(이광수 분)가 형제들과 치매에 걸린 엄마 희자를 모시겠다고 했지만 형제들이 반대하고, 희자가 가족들을 위해 스스로 치매 요양원에 있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감옥 같은 공간 때문에 괴로워하다 결국 요양원을 나오는 내용이 유독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희자의 얘기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라 마냥 즐겁게만 볼 수 없었다.
또한 엄마와 매번 싸우는 완의 스토리도 그랬다. 다시는 안볼 것 같이 싸우지만 결국엔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난희와 완의 얘기는 여성 시청자들이 딸과의 관계, 그리고 엄마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스토리이기도 했다.
그렇게 ‘디마프’ 속 얘기들은 내가 지금 겪고 있고 곧 겪을 수도 있는 일들이었고 앞으로 다가올 일들이라 조금은 불편하게 하기도 하고 애틋한 마음이 생기게 하는 묘한 드라마였다. 그야말로 ‘디마프’는 시청자들에게 ‘인생 드라마’였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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