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방송된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로 단숨에 황태자로 떠올랐던 배우 안재욱은 30~40대 팬들에겐 여전히 오빠지만, 90년대 생들에겐 그냥 아저씨(?)였다. 하지만 ‘아이가 다섯’ 때문에 ‘심쿵 남편’으로 떠오를 판이다. 그 옛날의 오빠가 아니다.
안재욱은 요즘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에서 사별한 아내가 남긴 두 아이를 데리고 재혼한 30대 중반의 회사원 이상태 역을 맡아 열연을 하고 있다.
연기를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로맨스의 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뜻하고 열정적인 캐릭터로서, 다시 만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올인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현실적으로 봤을 땐 아이 둘을 데리고, 재혼녀의 세 아이들과 한 가정을 이룬다는 게 가당치 않은 일이다. 쉽게 이뤄지지 않을 일을 드라마를 통해 실현한 셈이다.
물론 젊은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은 아니지만, 중년의 감성을 앞세워 세밀하게 묘사한 디테일이 엿보인다. 안재욱의 따뜻하면서도 느끼한 눈빛이 한층 멋있게 보인다. 정현정 작가의 대사를 쓰는 힘이 탁월하다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지난 2일 방송에선 한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된 이상태와 안미정(소유진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한 가족이 된 이들은 첫 번째 가족 모임을 가졌고, 상태와 미정은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서로에 대해 알아가자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안재욱은 ‘짝’ ‘복수혈전’ ‘해바라기’ ‘안녕 내 사랑’ ‘오 필승 봉순영’ ‘미스터 굿바이’ ‘빛과 그림자’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가지 캐릭터로 대중 앞에 서 왔다. 그 가운데 연기파 배우의 스타트는 ‘별은 내 가슴에’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안재욱이 어느새 데뷔 22주년을 맞이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