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공심이'가 초반 인기 요소였던 유쾌하고 공감 가는 스토리가 아닌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생방송을 연상케 하는 빠듯한 촬영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개연성이 없어도 되나 싶어 한숨이 나온다.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는 취업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까지 생긴 공심(민아 분)과 편의점을 너무나 사랑하는 동네 변호사 안단태(남궁민 분), 그리고 착한 금수저 석준수(온주완 분)의 풋풋하고 알콩달콩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다소 유치한 분위기가 풍기긴 했지만, 이마저도 사랑스럽게 만드는 세 사람의 꽁냥거림은 이 드라마를 애청하게 하는 이유로 손꼽혔다. 극 초반부터 어린 시절 납치를 당한 준수의 사촌 형 준표를 찾는 내용이 그려져 '출생의 비밀'과 '재벌가 암투'가 있을 것이라 예상이 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청춘들의 짠내나는 이야기를 밝고 경쾌하게 그려내 '공감 백배', '내 얘기'라는 평을 얻었다.
물론 지금도 단태와 공심은 만나기만 하면 시트콤을 연상케 하는 코믹함을 무기로 달달한 로맨스를 그려가고 있고, 단태에게 응원을 받은 공심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난 3일 방송된 16회에서는 공심이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어필해 면접에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문제는 준표 찾기다. 과거 준표를 납치한 범인인 염태철(김병옥 분)은 단태의 수사를 요리조리 피해나가고 있는데, 그 때마다 오해의 소지를 만드는 인물이 바로 준수다. 준수는 단태가 준표라고 판단, 그의 칫솔을 이용해 유전자검사까지 했지만 앞서 칫솔을 바꿔치기 한 단태 때문에 '불일치'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면서 준수가 가족들에게 준표의 정체를 밝힐 기회를 놓치게 됐고, 오히려 단태에게 아버지 살인미수범이라는 오해를 받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다. 생명이 위독한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에 아무나 막 들어갈 정도로 경비가 허술하다는 점, CCTV는 역시나 확보가 안 된다는 점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악역의 공식이라도 되는 듯 염태철은 늘 단태나 준수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모든 걸 꿰뚫어본다. 특히 이날 방송 말미 단태는 병원을 찾아왔다는 아버지 군대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이 때 이 휴대폰이 준수의 가방 속에서 나왔다. 단태가 준수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염태철이 선수를 친 것. 이 장면은 또 다시 준수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으로, 마치 고구마 백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유발했다.
늘 뒷심 부족을 지적받았던 이희명 작가의 단점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미녀 공심이'가 남아 있는 4회 동안 답답함을 털어낼 속시원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공심과 단태의 러브라인 만큼이나 사랑 받았던 단태와 준수의 브로맨스가 부활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미녀 공심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