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뱅 메이드'를 보고 난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생각보다 더 재밌는데?"
'유명 아이돌 그룹의 월드투어 340일을 담은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팬들 말고 누가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싶은데, 의외로 팬이 아닌 이들도 재밌게 볼 수 있다는 게 보고 난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빅뱅 메이드'는 지난해 빅뱅의 1년 프로젝트였던 'MADE'의 앨범 비하인드 스토리와 콘서트 실황, 멤버들의 비공개 에피소드 등을 담은 영화다. 케이블 방송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정도 되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빅뱅 메이드'에는 멤버들의 리얼한 갈등부터 군입대와 재계약 등 민감한 내용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빅뱅의 일상이 가감 없이 나온다. '삐'처리도 되지 않은 욕이 등장해 놀라는 관객들도 있을지 모른다.
빅뱅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CJ CGV가 합작한 이 영화는 빅뱅의 10주년 월드투어 'MADE'의 1년 여정을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다. 전세계를 배경으로 펼친 빅뱅의 공연 현장을 사실적으로 담고 싶었던 YG엔터테인먼트는 마침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추진 중이던 CGV의 새로운 영상 플랫폼 스크린X로부터 협업 요청을 받고 함께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게 됐다.
다큐멘터리 '빅뱅 메이드'의 연출을 총괄했던 변진호 감독은 YG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이다. YG엔터테인먼트 영상제작본부에서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빅뱅 멤버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영화 전반을 이끌며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어 왔다. 변 과장이 '빅뱅 메이드'의 애초 목표로 잡았던 것은 "20대 청춘의 현재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는 기록 영상 같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만큼 특별한 메시지나 스토리를 담기보다 영상을 보고 있는 이들과 같은, 포장이나 꾸밈이 없는 청년 빅뱅 멤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개인적으로나 멤버들이나 지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필터링 없이 담고 싶었기 때문에 10년 동안의 빅뱅 히스토리라든지 예전의 모습들, 포장된 모습들은 과감하게 배제하고 1년 동안 투어기간에 있었던 일로만 러닝타임을 채웠습니다. 또 한 무대 위의 화려한 퍼포먼스의 공연 실황과 꾸밈없고 담백한 모습의 다큐멘터리를 섞어서 빅뱅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른 문법의 독특한 장르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변 과장은 빅뱅 멤버 다섯 명이 각자 성격이 너무 다르고 개성이 강해 이를 자연스럽게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재밌는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래도 되나' 싶게 솔직한 장면들이 많다. 가장 민감한 이슈인 군입대나 재계약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술술, 숨기는 데가 없다. 너무 솔직한 것에 대해 멤버들의 부담감은 없었을까?
"전혀 없었어요. 처음부터 이런 기획과 의도를 가지고 시작을 했었던 거고 멤버들은 더 원했었어요. 정말 솔직한 모습들을 더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어했고요. 가편집본을 확인했을때도 좀 더 그런 모습을 넣길 원할 정도였으니까요."
빅뱅 멤버들의 바람과 달리, 어쩔 수 없이 편집된 부분도 많다. 변 과장은 "솔직히 19세 관람가로 만들어 달라는 멤버들의 요청이 있었다면 개봉시기가 빨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매우 솔직하게 드러냈지만, 더욱 더 많은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편집과정은 피할 수 없었던 것. 이런 '수위 조절'이 편집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편집에서 가장 어려웠던게 수위조절 이라고 말씀드릴께요. 지용씨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렇지, 우리끼리 있을때는 누구보다 '돌아이'들이많다고'... 짐작 하실거라 생각해요."
[인터뷰②]에 계속.../eujenej@osen.co.kr
[사진] '빅뱅 메이드'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