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메이드'를 연출한 변진호 YG엔터테인먼트 영상제작본부 과장은 '빅뱅 메이드'의 시작과 끝을 연 사람이다. '빅뱅 메이드'는 지난해 빅뱅의 1년 프로젝트였던 'MADE' 앨범 뒷이야기와 콘서트 실황, 멤버들의 비공개 에피소드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스크린X로 제작돼 더 큰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은 기술적으로는 CGV 스크린X 제작진이, 내용적으로는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영상제작부원들이 뭉쳐 협업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 중에서도 내용을 총괄했던 변진호 과장의 제작 과정 이야기를 들어봤다.
'빅뱅 메이드'의 초반은 멤버들의 육성으로 시작한다. 변 과장은 이 부분이 순전히 '우연의 기록'이라고 했다. 영화에 들어가게 될 줄 모르고 한 녹음이었는데, 내용에 의미가 있어 영화에 넣게 됐다는 것.
"중국 청두라는 도시에서 월드투어를 하고 있었죠. 공연 후 멤버들과 호텔방에서 기획회의가 있었던 날이었고요. 멤버 다섯 명과 저 이렇게 여섯 명이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근데 멤버들은 다섯 명이고 저는 혼자여서 필기를 하면서 회의를 하면 많이 놓치는 부분이 생기니까 나중에 다시 들으면서 정리를 하려고 필기와 동시에 녹음을 몰래 했죠. 근데 그 회의를 하면서 너무나 좋은 의견들이 나왔고 정말 솔직한 애기들을 많이 했어요.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인트로가 탄생하게 된 거죠."
'빅뱅 메이드'의 특별한 점은 빅뱅 멤버들의 솔직한 모습을 가감없이 넣었다는 점이다. 차진 욕을 하는 탑의 모습이나 리허설에서 빚어지는 멤버들의 생생한 갈등이 여과 없이 담겼다. 멤버들은 자신들의 솔직한 모습이 담기기를 원했지만 갈등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영화 초반부에 리허설 갈등 부분이 있는데요. 이 부분도 역시 멤버들이 가편집본을 처음 보고선 깜짝 놀랐어요. 멤버들은 공연 전 리허설이기도 하고 분위기도 안 좋았던 터라, 중계카메라가 모두 위치해 있는 걸 알았지만 그 모습들을 진짜 찍고 있었다는 것을 상상조차 안 했던 거죠. 하지만 월드투어 첫 시작을 알리는 한국 공연의 리허설이었고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중요했기 때문에 공연 때와 마찬가지로 녹화를 했죠. 모든 카메라가 녹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리얼한 표정들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빅뱅 메이드'는 기술적인 성취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다. 콘서트 현장 촬영 단계에서부터 쓰리캠 촬영을 통해 삼면 270도 화각을 고스란히 담았다. 여기에는 압도적 해상도를 자랑하는 레드에픽드래곤 6k카메라 12대가 투입됐는데, 이를 통해 무대 위 빅뱅의 화려한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객석의 뜨거운 열기와 감동, 공연장 구석구석의 울림까지 좀더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이 모든 기술을 동원해 보여주고 싶었던 빅뱅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20대 옆집 청년'의 모습이다.
"뭔가 메시지나 의미를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2시간 동안 아무 생각 안 하고' 빅뱅 메이드'를 보면서 웃고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연 장면에서는 신나게 즐기시고 빅뱅의 자연스런 모습을 볼 때는 ‘빅뱅도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20대 대한민국 옆집청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선 가수 영화는 역시나 재미없고 안된다는 편견이 이 영화를 보고나서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③에서 계속.../eujenej@osen.co.kr
[사진] '빅뱅 메이드'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