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원더걸스(유빈, 예은, 선미, 혜림)의 이번 컴백 키워드는 '탈박'이다. JYP의 수장 박진영의 곡이 아닌 자작곡으로 데뷔 10년 만에 처음 홀로서기를 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멤버들의 자작 타이틀을 내놓는 만큼 긴장도 되고, '팬들은 어떤 반응일까' 기대도 크다.
지난해 3년 만에 발표한 새 음반 '리부트(REBOOT)'로 밴드 변신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했던 원더걸스. 이번에는 레게팝 장르에 도전, 그것도 선미와 혜림의 자작곡이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도전이 많았던 새 싱글이다.
"공을 많이 들였어요. 멤버들이 전부다. 지난 음반은 우리가 악기를 연주하는 걸 염두하고 만든 곡들은 아니었는데, 이번 음반에 있는 곡들은 우리가 직접 녹음하고 연주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만든 곡들이에요. 지난번과는 또 다른 음반이 될 것 같아요."(선미)
5일 공개된 원더걸스의 신곡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는 탈박진영이라는 것 말고도, 처음 시도하는 장르에 원더걸스의 색깔을 담아냈다는 의미가 있다.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해온 원더걸스인데, 또 다른 분위기의 전환이다. 중독성 있고 다채로운 리듬 변화가 인상적인 곡이다.
11개월 만에 컴백을 앞두고 긴장과 설렘이 함께인 원더걸스를 만났다. 궁금했던 탈박진영의 이유와 과정을 직접 들어봤다.
- 오랜만에 컴백하는데 소감이 어때요?
"오랜만에 다시 나오는데 우리가 직접 참여한 곡으로 나올 수 있게 돼서 설레면서 걱정도 돼요. 레게 느낌은 아예 처음이라서 더 기대되죠."(혜림)
"매 음반 발전하고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지난 음반도 오랜만에 나왔기 때문에 전곡에 참여하고 밴드도 열심히 해서 보여드렸다. 이번에는 또 다른 리얼 밴드의 모습이라던가, 음악적으로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드릴 것예요."(유빈)
- 탈박, 박진영곡이 아닌 자작 타이틀에 처음 도전했어요.
"지난번 음반 나오자마자 문자를 보내셨어요. '너희가 만들어라. 더 이상 쓰지 않겠다'라고. 믿어주고 지지해주셔서 음반 나오자마자 팀을 짜서 작업에 들어갔어요. 밴드 음악에 걸출한 분들과 함께 작업을 들어갔어요."(예은)
- '와이 소 론리'를 듣고 박진영 씨 반응이 어땠나요?
"좋아해줬고, 대중적이면서 신선하다고 해줬어요. 기억에 남는 것은 가이드 버전인데, 처음에는 가사가 나오지 않았을 때 들었는데, 나오자마자 웃으셨어요. 너무 좋아서. 너무 잘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혜림)
"안무가 있어요. 지난번에는 밴드와 안무를 접목시켰는데, 이번에는 분리시키면서 아예 리얼 밴드 세트하고, 안무 버전이 따로 있어요. 두 가지 버전 다 보여줄 수 있어요."(유빈)
- 레게음악은 처음 시도하죠?
"레게팝이긴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레게리듬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레게로 시작했다가 중간 부분에는 피아노와 기타로 서정적이게 가고, 다시 후렴에서 레게가 나와요. 확 많지는 않아요. 오히려 팝스러워서 다른 곡들이랑 잘 묻었고 어우러졌죠."(선미)
"여름이다 보니까 듣기 좋은 곡들로 세 곡 추렸어요."(예은)
- '와이 소 론리'가 가진 강점은 뭐예요?
"레게지만 아주 레게면 대중이 어려워할 수 잇을 것 같아요. 팝적인, 대중적인 느낌을 같이 섞어서 해야 어렵지 않게 들릴 거 같고, 멜로디는 스윗하고 러블리해요. 시니컬하고 위트 있는 가사고."(혜림)
- 많은 자작곡들 중에 세 곡으로 추린 이유가 있어요?
"지난번에 정규음반을 냈었지만, 요즘은 음반 단위의 시대는 아니니까. 타이틀이 아닌 곡들은 잊힐 수 있고, 지난해 정규로 채워서 냈으니까 이번엔 힘을 빼서 가자고 했어요. 집중해서 보여드리고 아까운 곡들을 다음에 들려줄 수 있잖아요."(예은)
- 자작곡 작업이 힘들진 않았나요?
"그래서 다수결로 결정이 되도록 작업한 것이 있어요. 세 명씩 작업을 하니까 어째든 의견이 한쪽으로 가게 돼 있어요. 머리를 맞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만족한다는 것이 대중성이 있는 거니까. 원던걸스에서는 내 음악을 할 거라고 주장할 수는 없어요. 그룹이기 때문에."(예은)
"각자 하고 싶은 음악이 있지만 그룹으로서 갖고 있는 색을 잘 알고 있어서 뭔가 의견을 주고받지, 싸우고 그런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유빈)
"서로 닮아가는 것 같아요. 내가 이 음악을 안 좋아했다가도 자꾸 듣다 보면 좋아져요. 자기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기도 하고요. 같이 지내다 보면 옷이 굉장히 비슷해졌을 정도로 취향이 비슷해요. 같이 맞춰 입은 것도 아니고, 각자 방에서 나왔는데 비슷하게 입었다든지 그런 일이 있어요."(예은)
-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팬들은 새 음반이 봄에 나오는 걸고 알고 있었어요. 늦어지게 돼서 죄송하다. 오래 기다려준 만큼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 올 여름에 조금 시원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 레게음악이니까 평소에 들어도 좋은 음악인 것 같아요."(예은)
"열심히 또 준비한 음반이고, 지난 음반과는 다른 모습 보여드리려고 우리도 회사도 많이 노력했어요. 그냥 듣고 우리가 느꼈던 것을 같이 공감해주시는 게 제 바람이고, 감사해요."(유빈)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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