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박'도 해냈다. 걸그룹 원더걸스가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내세운 자작 타이틀로 음원차트 1위 올킬을 기록했다. JYP 박진영의 든든한 지원 아래 멤버들끼리 똘똘 뭉쳐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 있다.
원더걸스는 5일 새 싱글 'Why so lonely'를 발표했다. 선미와 혜림의 자작곡으로, 원더걸스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레게팝 장르다.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다채로운 리듬의 변화에 따른 분위기의 전환이 매력적인 곡. 이 곡은 막강한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 음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박진영 역시 기특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5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만든 곡이 아니라 자기 자신들이 만든 곡을 타이틀곡으로 들고 나오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가르쳤는데 또 막상 그런 날이 오니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살짝 섭섭한 느낌. 탈박 축하! 자랑스러워"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Why so lonely'는 박진영이 가사도 없는 곡을 처음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웃었을 정도로 발표 전부터 반응이 좋았던 곡이다. 원더걸스는 탈박과 레게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직접 1위를 성취하며 데뷔 10년 또 다른 시작을 하게 된 셈이다.
물론 기대와 설렘만큼 긴장하고 부담감도 있었을 것. '원더걸스는 당연히 1위'라는 큰 관심 속에 자작 타이틀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긴장감이 느껴질 상황이다. 처음 타이틀곡 작업을 한다는 부담감도.
"음반 작업을 열어놓고 했어요. 다양한 장르를 많이 만들었는데, 가장 많은 분들이 좋아해준 곡들이 이 곡이었다. 대중성고 있으면서 신선함과 익숙함이 잘 만든 곡인 것 같아요. 악기 녹음은 전체적으로 다 진행했고요."(예은)
대중가수인 만큼 원더걸스도 대중성을 배제한 음악성만 고집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대중성도 있는 곡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렇다고 1위를 노리면서 쓴 곡은 또 아니다. 지난해 정규3집 'REBOOT' 발표 직후 박진영이 '더 이상 원더걸스의 곡을 쓰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면서 팀을 꾸려 꾸준히 작업해온 결과물이다.
"작곡가들은 연구도 많이 하고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지, 차트에서 선방할 수 있는지 고민도 해요. 저희는 계속 곡을 써왔던 것도 아니고 상업 작곡가가 아니기 때문에 노리려고 해도 그만한 내공이 없죠(웃음). 타이틀을 써보지는 않았잖아요. 우리가 원하는 음악적인 느낌이나 가사에 신경을 많이 써요."(예은)
그렇다고 음원차트가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 가장 빠르게 성과를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원차트가 신경 쓰인다고.
"당연히 신경 쓰이죠. 기대를 안 하려고 해요. 목표가 달라진 게 지금은 너무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음악을 듣고, 많은 분들이 음악을 해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게 우리의 목표인 것 같아요. 우리 음악을 많이 좋아해주고, '원더걸스가 만든 음악도 좋은데?' 그게 중요하죠. 원더걸스가 발전했다, 성장했다는 느낌도 주면 좋겠어요."(유빈)
"쓰이는데 분명 신경 쓰이는 건 맞는데, 기쁨이 옛날에는 1등을 하면 몇 주씩 가고 그랬는데 요즘은 한치 앞을 모른다. 내일은, 모레가 누가 1위가 될지 모르잖아요. 일등은 기분이 좋은데 오는 게 달라요. 얼마나 높이 올라가느냐도 중요한데, 이번에는 이게 큰 바람이다. 우리가 만든 이 세 곡이 오래 오래 차트 안에 있었으면 좋겠어요."(선미)
좋은 음악이었기에 데뷔 10년 만에 시도한 두 번째 출발은 좋다. 박진영이 말한 대로 원더걸스의 시작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함께 지켜봐온 팬들, 대중이 있기에 이들의 성장이 더욱 뿌듯하다. 벌써 다음 음반이 기다려지는 원더걸스다. /seon@osen.co.kr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