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듯, 뮤지션들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브랜드로서도 상징적인 프로그램이 됐다. 가수들 사이에서도 서고 싶은 무대 1위로 꼽히고, 일부 아이돌 가수들은 이 무대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
가수들이 다른 것에 연연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점. 이를 통해 객석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무대는 뮤지션들의 꿈의 무대가 돼 가고 있다. 이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역대급’ 무대들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분명 한계점도 있다. 무대를 담은 영상 클립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지만, ‘시청률’이라는 잣대를 들이댔을 때 취약하다는 것. 밤 12시 시간대에 방송되는 탓에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박덕선 PD는 이 같은 한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청률이라는 잣대를 들이댄다면 사실 조금 위험하기는 해요. ‘시청률이 더 잘 나오면 시간이 당겨질 수도 있을 텐데’하는 아쉬움도 분명 있어요. 방송 이후에 공개되는 영상 클립들은 인기가 많은데..”
또 프로그램의 한계를 느끼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PD는 “제작비?”라며 웃었다. 제작비가 넉넉지 않아 출연 가수들에게 부족한 출연료를 줄 수 밖에 없다는 것.
“제작비가 적긴 해요. 하하. 그래서 출연하는 가수들이 다른 버라이어티랑 비교할 수 없는 출연료를 받아요. 그럼에도 흔쾌히 나와 주신다는 것에 감사하죠. 프로그램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거 같아서요.”
그의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가수들은 ‘스케치북’에 감사함을 느낀다. 점차 가수들이 뮤지션으로서 설 수 있는 무대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음악을 이야기하고 관객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은 사실 이 프로그램이 유일하다.
그렇다보니 ‘스케치북’은 가수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실력파 가수들이 서는 무대’로 이미지가 고착화 돼 가고 있다.
“가수 분들이 출연을 하고 나면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뮤지션들이 설 자리가 없는데 무대를 마련해줘서 고맙다고요. 얼마 전에 인피니트의 우현 씨도 ’여기서는 내가 음악을 할 수 있는 가수구나라는 느낌이 든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아마 ‘스케치북에 나가면 실력파다’ 이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정은지 씨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제 나도 음악성을 인정받는 느낌이라는 생각’이라고요. 출연 가수들이 그런 생각을 해주는 것도 사실 너무 감사하고 고맙죠.”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박 PD는 악동뮤지션을 꼽았다.
“악동뮤지션이 정말 열심히 해줬어요. 현장 반응도 좋았고요. 저희 코너도 고정으로 해주고 있는데..고정으로 하는 코너는 처음일 텐데 잘해주고 있어서 고마워요. 박지선 씨도 바쁜 와중에 고정으로 출연해주고 계신데, 출연료도 정말 작게 받거든요. 그럼에도 열정이 엄청나요. 그런 것도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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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