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강지환이 피자부터 지폐까지 ‘먹방’(먹는 방송)으로 클래스가 남다른 연기력을 입증하고 있다. 분노의 감정을 먹는 신 하나만으로 오롯이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인 것.
강지환은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에서 강기탄(강지환 분)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50부작이라는 비교적 긴 호흡의 드라마를 복수라는 소재 하나로 이끌어온 힘은 강지환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먹방이 화제된 것은 첫 회부터였다. 지난 3월 28일 1회에서 노숙자 차림으로 등장했다. 지하철에서 돈을 구걸하기도 하고 심지어 생존하기 위해 개밥을 빼앗아먹은 것. 이모부인 변일재(정보석 분)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긴 이후의 처절한 인생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던 바. 강지환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 강아지가 쓰던 밥그릇을 가져와 열연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연기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지환의 아이디어는 또 빛났다. 지난 4월 4일 방송된 3회에서는 깡패들에게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지폐를 입안에 넣었다. 이는 강지환이 스스로 제안한 것. 기탄이 얼마나 눈 수술을 받기 위해 처절하게 밑바닥 인생을 살았는지를 부각하는 장면이었다.
극이 중반부로 치닫던 22회(6월 7일)에서는 기탄이 일재로부터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자신을 농락하기 위해 면회를 온 일재 앞에서 그가 사온 음식을 꾸역꾸역 먹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자존심과 분노를 음식과 함께 삼키며 복수를 재다짐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반격이다. 지난 4일 방송된 29회에서는 기탄이 일재의 불륜 사실을 폭로한 후 전화를 걸어 그를 조롱했다. 태연하게 이모부라고 부르며 피자를 시킨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탄산수 같이 시원함을 선사했던 바. 전화를 끊은 후에는 180도 달라졌다. 일재에 대한 복수심을 또 한 번 피자와 함께 씹어 삼켜냈다. 또 하나의 먹방 명장면이 추가된 것이다.
앞서 강지환은 ‘분노 먹방’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다행히 음식도 맛있어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보이는 것보다 캐릭터 자체에 몰입했다고 재치 있게 밝혔던 바 있다. 배우가 몰입하면 할수록 시청자도 함께 캐릭터와 극에 몰입할 수 있는 법. 특히 강지환의 분노 먹방은 나올 때마다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몬스터’에서 강지환의 또 다른 먹방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 besodam@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