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방송 5회만에 무려 18%가 넘는 시청률을 얻으며 적수없는 월화극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 의학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휴먼 멜로에 조금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이 드라마의 최대 강점은 역시나 주연 배우인 김래원과 박신혜의 가슴 설레는 로맨스라 할 수 있다.
특히 13년 전 제자로 만나 이제는 같은 병원 선후배 사이가 된 유혜정(박신혜 분)에 대한 홍지홍(김래원 분)의 직진 사랑법은 매회 큰 화제를 모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손발이 오그라들수도 있는 다소 낯간지러운 대사들을 맛깔스럽게 살려주는 김래원과 박신혜의 연기력은 시청자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히 두 남녀의 사랑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기획 의도에도 나와 있듯, 남녀 관계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 지난 3회까지 등장한 유혜정의 학창시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할머니 말순(김영애 분)이었다.
말순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또 의사까지 됐다. "너도 뭐라도 해야돼"라는 할머니의 진심어린 말은 혜정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말순의 의료기록을 찾으며 의료사고 여부를 파헤치려 노력한다. 할머니를 떠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혜정이 안타깝고, 또 공감이 가는 건 그동안 극 속에서 혜정과 할머니가 서로를 향해 보여준 사랑과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5회 방송에서 지홍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만 하는 혜정에게 "네가 진짜로 배워햐 할 것은 보호받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그리고 그는 "전 제가 보호한다"라고 하는 혜정에게 "보호받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자란 사람은 자신과 사회를 신뢰해. 그게 인생 기본이다. 기본은 인생이 흔들릴 때 자신을 지켜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혜정은 "보호 받는 건 어린 시절 특권이다. 과거는 수정도 보완도 할 수 없다. 받아들일 뿐이다"라고 맞받아쳤고, 지홍은 "사건은 수정, 보완 안 되지만 마음은 수정, 보완이 가능하다"라고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을 전했다. 이는 이 드라마가 가진 사람과 사회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따뜻한지를 보여주는 장면.
그리고 지홍은 앞으로 키다리 아저씨를 자청하며 혜정이 사회와 타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조금 더 밝아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 물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사랑 역시 더욱 달달해질 예정이라 시청자들의 설렘 지수도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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