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비글소년단’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보통 ‘힐링’을 테마로 삼는 여행들은 잔잔하게 펼쳐지기 마련인데, 방탄소년단의 데뷔 3주년 기념 힐링 여행은 한바탕 웃음으로 심신을 치유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일 네이버 V앱을 통해 방송된 ‘BON VOYAGE EP1. 서프라이즈 파티’에서 노르웨이 베르겐 여행기를 시청자들과 함께 시청했다.
워낙 유쾌하고 까불까불한 매력으로 정평이 나 있던 방탄소년단이었기에 이들의 여행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방송은 유료로 진행됐음에도 종료 직전까지 약 14만 5천 명이 함께 시청했으며, 하트 수는 1100만 개에 달했다.
처음으로 매니저나 스태프 등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자신들끼리 의지해서 먼 이국땅으로 여행을 가게 된 방탄소년단은 들뜨고 설렌 모습과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동시에 보였다. 이들은 여행을 하며 가끔은 넘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기도 하고, 또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기도 했다. 무대 위 빛나는 방탄소년단이라기보다는 딱 20대 초반의 풋풋한 여섯 남자 아이들이었다(이날 멤버 뷔는 드라마 촬영 관계상 함께 출발하지 못했다).
이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열흘치 짐 싸기부터 셀프 출국 수속까지 고군분투 끝에 해 내는 사이사이에도 비글미를 발산했다. 잠 잘 때, 먹을 때 빼고는 한시도 쉬지 않고 말을 하니 보는 이들도 심심할 틈이 없었다.
배낭여행 다운 소동도 있었다. 지민이 공항버스에 캐리어를 두고 내린 것이다. 처음에는 당황하던 멤버들은 조금 시간이 흐르자마자 마치 그런 일이 없었다는 듯 사진을 찍고 노르웨이 경치를 만끽하기 바빴다. 지민마저 캐리어에 미련을 두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민은 팬들로부터 받은 선물인 캐리어를 끝내 찾아 멤버들의 환호를 받았다.
여행 당시 성년의 날을 맞은 정국을 위해 준비된 파티는 방탄소년단의 남다른 우애를 짐작케 했다. 정국은 촛불을 끄며 소원을 오래 빌었는데, 이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여행을 다 마치고 돌아가서, 열심히 준비해서 연말에 대상 받았으면 좋겠다고 빌었다”며 수줍게 웃기도 했다.
출국 직전 한 멤버의 말처럼, 재미는 상황의 험난함에 비례했다. 앞으로 펼쳐질 방탄소년단의 여행이 얼마나 더 험난해질 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V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