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듀오 유엔(UN)의 김정훈과 최정원이 드디어 ‘슈가맨’에 나왔다. 정말이지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했던 슈가맨이었다. 방송에서도 밝혔듯이 유엔은 섭외 0순위 슈가맨이었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 마지막 슈가맨으로 유엔과 벅이 출연했다. 벅도 시청자들이 꾸준히 출연을 요청했던 그룹이었지만 특히 유엔의 등장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유엔이 등장하기 전 시민들과 방청객들 반응 중에 “이분들 정말 나오는 거냐”, “화해한 거냐”라고 말했을 정도로 슈가맨으로 출연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지만 진짜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그룹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엔은 워낙 오래 전부터 불화설이 있었던 그룹이었다. 사이가 너무 좋지 않아 차도 같이 타고 다니지 않는다고 소문이 있었을 정도였고 딱히 TV에 함께 출연하는 모습을 볼 수도 없었기 때문.
하지만 진짜 유엔이 ‘슈가맨’에 나왔다. 전주가 들리자마자 방청객들은 감탄하고 환호했다. 유엔의 김정훈과 최정원은 히트곡 ‘선물’을 부르며 무대에 올랐고 모두 박수를 치며 반가워했다. 단순히 반가워하는 것을 넘어 눈물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유재석은 “뭉클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유엔은 해체 후 11년 만의 무대였지만 환상의 화음으로 무대를 채웠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사전 인터뷰를 하면서 만난 적도 없고 연습도 따로 해 녹화날 처음 만나 노래와 춤을 맞춰봤는데도 호흡이 좋았다. 유엔이 ‘슈가맨’에 출연하게 된 건 ‘슈가맨’이 이제 종영한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연습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지만 언제 나올 수 있을지 몰라 스케줄을 겨우 맞춰 나왔다는 것.
무대 후 김정훈은 “공식적으로 본 게 11년 만이다. 만나서 악수를 딱 했는데 울 뻔 했다”고, 최정원은 “무대 뒤에 서서 눈빛을 주고받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엔은 불화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불화설이 나오게 된 건 당시 아이돌은 같이 활동했지만 두 사람은 개인 활동을 소화해 음악방송에서만 만났고 스케줄이 다르다 보니 차를 따로 타고 다니게 돼 불화설이 나왔었다는 것.
불화설을 해명한 두 사람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히트곡 ‘그녀에게’, ‘파도’, ‘평생’ 등의 무대를 선보였고 방청객들과 출연진 모두 유엔의 무대를 즐겼다. 지금 들어도 좋은 노래들이었다.
이에 MC들은 두 사람에게 재결합에 대해 물었다. 김정훈은 프로젝트식으로 생각해 봤다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고 최정원도 “나도 형과 노래하는 걸 가끔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면서 김정훈과 악수해 팬들을 기대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 밝힌 것처럼 두 사람이 음악적으로나 성격이 맞지는 않지만 대중이 생각했던 것보다 사이가 나쁜 건 아니었다. 11년이란 세월이 지난 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지금, 팬들은 유엔의 재결합을 바라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슈가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