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연속극. 이 생소한 단어는 ‘리얼스토리 눈’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단어다. 시사프로그램으로 최초의 도전, 마치 드라마처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시의성 있는 아이템들을 선보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밤을 새우는 날이 허다하고 방송이 임박해 아이템이 바뀌는 일도 허다하다.
실제로 만난 제작진들의 눈은 뻘겋게 충혈된 상태. 이처럼 열정을 불태우는 이유에는 이미 알려진 이야기라도 조금이라도 새로운 무언가, 다른 시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함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보도프로그램이 아니지만 단독 보도가 되고, 뉴스자료로도 쓰이는 경지에 이르렀다. ‘리얼스토리 눈’의 김경희, 심효민 PD를 녹화가 이뤄지던 스튜디오 현장에서 OSEN이 만났다.
다음은 김경희(이하 김), 심효민(이하 심) PD와 나눈 일문일답.
-가장 중점을 두고 제작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김: 저희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봤을 때 뉴스일 수도 있지만 내 이야기 일 경우도 많다. 포인트는 ‘이 아이템이 나한테 무슨 상관이지?’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일처럼 이입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렇게 500회 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다 보니 처음으로 단독 보도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저희 방송을 시작으로 뉴스가 나오더라. 프로그램 색깔을 설명하는 데 있어 ‘시사 연속극’이라는 키워드를 말씀드리고 싶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나도 저럴 텐데 어떡하면 좋지’, ‘대안은 뭘까’ 등 생각할 수 있도록, 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흡입력 있게 그 생각을 가져가려는 게 처음 기획의도였다.
-매주 아이템을 어떻게 선정하는가.
▲김: 솔직히 경쟁사의 편성도 고려를 안 할 순 없다. 시의성도 따져야 한다. 어떤 건 사건사고고 어떤 건 휴먼이고 어떤 건 자연 속에 사는 것도 있다. 정치도 있다. 항상 다양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의성을 맞춰서 이걸 먼저 방송하고, 완성도 면에서는 뒤로 빼자는 전략을 삼주 전쯤에 짠다. 뉴스에도 심화뉴스가 있듯이 저희도 굉장히 여러 군데 취재하고 미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항상 치열하고 경쟁 속에서 살고 있다.
-아이템 고갈의 문제는 없나.
▲심: 아이템이 고갈되고 반복될 수도 있다고는 하는데 저희는 취지가 색다른 시각을 다루고 심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같은 사건이어도 사건 자체를 조명하는 게 아니라 여기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파고드니까 변형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아이템이 반복된다고 지적하실 수 있지만 그런 걸 탈피하기 위해서 더 깊이 파고들려고 집중한다.
▲김: ‘조금이라도 다르게끔 방송을 낸다’가 원칙이다. 저희만의 특별한 게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방송을 먼저 내는 것에 치우치지 않고 뭔가 하나는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원칙은 항상 지키고 있다. 사건의 이면, 인물의 이면에 대한 것을 취재해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쉽게 푸는 걸 토대로 제작한다.
-먼저 제보해오는 이야기도 많을 것 같다.
▲김: 방송 나가면 전화가 많이 온다. ‘나도 이런 일을 겪었다’는 전화다. 제보 아이템도 굉장히 많았다. 이게 ‘나는 저런 일이 안 일어날 거야’가 아니라 ‘정말 주변에서 있는 일들이구나’, ‘나도 그랬어’ 등의 말로 공감돼서 전화한 분도 많았다. 해결한 데는 어디냐고 되묻는 경우도 많았다.
▲심: 시청자들이 방송에 더 가깝게 느끼게 된 것 같다. 방송은 방송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그러다 보니 저희도 단순히 제보를 받겠다는 생각보다는 시청자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줄 수 있는 방향도 신경 쓰고 있다.
-가장 뿌듯한 순간 역시 시청자들의 공감한다는 반응이 쏟아질 때인가.
▲김: 방송 3년째 되니까 저희가 최초로 보도하면서 뉴스화되는 경우도 많고 뉴스 자료로 쓰이는 경우도 꽤 많아지더라. 뉴스나 타 프로그램에도 저희 영상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고 이 방송을 보시고 자기 문제도 해결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오는 걸 보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뿌듯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