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박신혜가 설득력 강한 연기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극 중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건 박신혜의 탄탄한 연기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박신혜는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에서 반항아에서 신경외과 펠로우가 된 유혜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어린 시절 재혼한 아버지와 새 어머니에게 사랑 받지 못한 혜정은 뒤늦게 깨닫게 된 할머니 말순(김영애 분)의 사랑 덕분에 의사라는 꿈을 성취할 수 있었다.
18살 어린 나이에 자신을 가장 많이 사랑해주었던 할머니 말순을 의료사고로 잃게 된 혜정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살았다. 일주일에 10시간 자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할 정도. 그리고 할머니의 의료기록을 보기 위해 국일병원 계약직으로 온 뒤 과거 선생님이자 선배인 지홍(김래원 분)의 도움을 받게 됐다.
그런 가운데 혜정은 지난 5일 방송된 6회에서 안면마비증세로 병원을 찾은 새엄마 가진(박지아 분)과 싸늘한 재회를 하게 됐다. 13년 전 아버지와 연을 끊었다고 차갑게 말은 했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병원을 바꾸려 하지 않는 가진의 수술을 정윤도(윤균상 분)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그리고 혜정은 할머니와의 가슴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 시청자들까지 짠하게 만들었다. 겉으로는 강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여리고 따뜻하다는 것이 오롯이 드러난 회차였다. 또한 지홍과의 대화에서 드러난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소신은 혜정이 얼마나 정의롭고 단단한 사람인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했다.
이렇게 혜정이라는 인물이 공감을 얻는 건 역시나 박신혜라는 배우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혜정=박신혜'라는 공식을 만들어낼만큼 박신혜는 혜정에 완벽히 몰입돼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혜정은 자신을 향해 저돌적으로 사랑을 고백해 오는 지홍에 대한 설렘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숨기려 노력하고 있는데, 그 때마다 미세하게 떨리는 눈빛과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 등은 시청자들까지 설렘을 느끼게 만든다. 이날 방송에서도 지홍이 휴머니티를 언급하며 포옹을 하자 숨을 참거나 잔뜩 얼어버린 듯 종종걸음으로 사라지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신혜의 섬세한 연기력이 다시 한 번 빛이 나는 순간이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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