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스크린이 한국 영화로 뜨거워진다. 100억 원대 제작비를 쏟아부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무려 4편이나 여름 관객을 맞이하는 것.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4편이 시간차를 두고 한 계절에 개봉하는 일은 드문 일이다.
가장 먼저 뚜껑이 열리는 작품은 ‘부산행’이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영화다. 좀비가 국내 정서와는 다소 생경한 소재지만, 한국적으로 흥미롭게 변주를 꾀해 주인공들의 필사적인 생존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열린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아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등 화려한 출연진도 볼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일 개봉하며 한국형 블록버스터 여름 대전의 포문을 연다.
‘부산행’에 이어 ‘인천상륙작전’이 오는 27일 스크린에 찾아온다. 이달 말에 베일을 벗는 ‘인천상륙작전’은 이정재, 이범수, 리암 니슨의 만남으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할리우드 명배우 리암 니슨이 합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더글라스 맥아더 역을 맡아 강인한 카리스마를 내뿜을 예정이다.
'인천상륙작전'은 5000:1의 성공 확률,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아무래도 어느 정도의 완성도만 있다면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전쟁 영화, 더욱이 한국 전쟁을 다루기 때문에 관심이 높은 상태다.
다음 달에 개봉하는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영화는 절대 다수의 생명을 구하는 기존 재난 영화와 궤를 달리 한다. 우리들의 이야기에 집중, 오직 단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기존 재난 영화가 가진 공식을 파괴하면서 현실적인 재난 영화를 다루겠다는 게 제작진의 계획이다. 수많은 희생자도 없고, 주인공이 영웅인 뻔한 이야기도 아니라는 것.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내세우는 재난 영화가 ‘터널’이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와 배두나, 오달수 등이 출연한다.
다음 달에 공개되는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예진이 덕혜옹주 역을 맡아 뭉클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 박해일, 라미란, 백윤식 등 연기파 배우들도 가세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아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로 그 누구보다 굴곡진 삶을 살았던 덕혜옹주의 삶을 감동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허진호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덕혜옹주의 슬픈 인생, 그리고 손예진의 열연이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높은 영화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