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웹툰의 시대이옵니다.”
지난 2009년 방송된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 분)은 이렇게 외쳤다. 앞선 시대는 가고 이제 자신의 시대가 열린다는 것을 도도하게 선언했다.
이처럼 이제 방송은 웹툰의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원작 웹툰을 드라마나 영화로 영상화한 시도했던 것에서 이 흐름은 어쩌면 예고됐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단순히 웹툰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재가공했다면, 이제는 웹툰 작가들이 출연해 웹툰을 예능의 소재로 쓰고, 드라마에서도 웹툰이 소재가 된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릴레이로 웹툰을 선보이는 ‘릴레이툰’ 특집을 방송 중이다. 멤버 다섯 명에 개그맨 양세형까지 스타 웹툰 작가 기안84, 이말년, 가스파드, 무적핑크, 윤태호, 주호민과 짝을 이뤄 매주 방송이 끝나면 네이버 웹툰 등을 통해 선보이는 방식이다. 가장 낮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멤버가 ‘극한 알바’라는 벌칙을 받게 되는 평가를 도입해 재미를 더했다.
웹툰이 매주 한 주에 한 회씩 공개되고 있다는 점과 ‘무한도전’ 역시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한 회씩 방송된다는 공통점을 릴레이툰이라는 개념으로 살린 웹툰과 방송의 성공적 컬래버레이션이다. 온라인을 통해 소비가 이뤄지는 웹툰의 높은 접근성과 누구나 틀면 볼 수 있는 방송 매체의 파급력이라는 두 매체의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웹툰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소재가 됐다.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W’에서는 주인공 강철(이종석 분)이 웹툰 세계 속의 인물이다. 그가 모델 뺨치는 비주얼에 올림픽 사격 권총 금메달리스트 출신, 고작 30살의 나이에 슈퍼재벌이라는 설명은 그가 만화 속 캐릭터라는 설정과 무관하지 않다. 그만큼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 또 웹툰 세상이라는 것.
tvN 드라마 ‘나인’으로 인정받은 송재정 작가가 집필하는 작품인 만큼 얼마나 웹툰 세계를 드라마 속에서 구현해낼지는 이미 ‘믿고 보는’ 영역이 아닐 수 없다. 웹툰 세계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시청자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욱 만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로 ‘W’는 한국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초록뱀미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