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데뷔한 개그맨 이경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의 3.5배, 즉 35년을 개그맨으로 살아왔다. 세월만큼이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였지만, 현재는 '킹경규'라 불리며 그를 추종하는 후배들까지 다양하니 이만하면 잘 산 삶이 아닐까.
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는 '킹경규와 네 제자들' 특집 두 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자리에는 방송인 이경규와 그의 제자를 자처하는 이윤석, 윤형빈, 유재환, 한철우가 함께했다.
이경규는 이날도 '자기사랑'을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다소 이기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모습이었지만, 이는 제자들의 미담이 대신 채웠다.
이날도 후배들은 이경규가 힘이 되준 순간부터 의리를 지킨 해프닝, 방송인으로서 배워야할 프로패셔널한 면모 등을 언급했다. 그 가운데 중간중간 이경규의 인간다운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경규는 여전히 꿈을 그리고 있는 자신의 미래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제작으로 수차례 쓴맛을 봤던 그였지만, 변함없는 영화사랑을 강조하며 현재 계획하고 있는 작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 한 편과 내가 감독 및 주연으로 나서는 영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 영화로 쓴맛을 본 '흑역사'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제작에 나선 '복면달호'를 언급하며 "당시 차태현이 내가 제작자인걸 모르고 출연을 승낙했었다. 그런데 차태현 씨의 팬들이 거세게 출연을 반대하더라"며 "'복수혈전'과 '복면달호' 둘다 '복'자가 들어간다고 반대하더라. 망할거라는 의견이 많아서 차태현이 잠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경규는 자신과 같은 공황장애로 방송을 잠정 중단한 정형돈의 복귀를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천생 개그맨 다운 입담을 통해 애둘러 후배를 응원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경규는 "정형돈의 좋은 소식이 최근 들려오고 있다. 공황장애가 많이 나아져서 방송에 복귀한다고 하더라"며 "정형돈이 복귀하지 않는 다면 내가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할 생각도 있다. '무한도전'도 이제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경규는 마지막까지 네 명의 제자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예능감을 뽐냈다. 다소 촌스러운 이경규의 노래와 율동이었지만, '킹경규'가 꾸몄기에 색다른 재미를 줬다.
방송에 살고 방송에 죽는 '킹경규' 이경규의 롱런을 응원하는 이유다. /sjy0401@osen.co.kr
[사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