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새롭다. 아이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멋'을 집약시켰지만, 실험적이고 또 '감각적'이라 불릴 만한 등장이다. 신인 보이그룹 NCT 127은 SM의 아이돌 제작 노하우가 총집합된 그룹임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NCT 127은 지난 4월 데뷔한 NCT U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연장선상에 있다. NCT U의 데뷔고 '일곱 번째 감각', '위드아웃 유(Without You)'와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이다. NCT U가 두 곡으로 퍼포먼스와 보컬적인 면을 동시에 강조했는데, NCT 127도 7일 정오 선공개된 데뷔곡 '소방차(Fire Truck)' 뮤직비디오로 강렬하게 시선을 빼앗았다.
'소방차'는 힙합과 트랩 기반의 뭄바톤 리듬적 요소를 섞은 퓨전 장르다. 첫 느낌은 낯설다. 그러면서 들을수록 중독성을 높인다. 묵직하고 리드미컬한 멜로디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노래를 듣는 재미까지 살렸다. 몽환적이면서 신비로웠던 '일곱 번째 감각'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곡의 색깔은 또 전혀 다르다.
NCT 127 역시 NCT U처럼 특유의 아이돌스러운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는데, 음악으로 인한 신선함과 SM표 아이돌의 익숙함에서 오는 이중적인 매력이 매혹적이다. 아이돌 음악으로 가장 세련된 지점에 있다. 그래서 더 강렬하게 잔상을 남겼다. 기계음이 섞인 듯한 오묘한 느낌의 음색들이 매력적인 이유도 그래서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퍼포먼스는 NCT 127이 SM 아이돌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근거다. 현란한 군무와 쉬지 않고 펼쳐지는 퍼포먼스는 이들의 무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세련된 연출과 감각적인 영상, 시선을 빼앗는 매혹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NCT 127은 SM의 보이그룹 샤이니와 엑소의 중간 지점으로 보인다. 독특하면서도 또 강렬하게 NCT만의 색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곱 번째 감각'으로 시작해 '위드아웃 유', 이번에 '소방차'까지 쭉 이어지는 그림이다. 어떤 장르도 소화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분명 NCT 127은 하나부터 열까지 잘 기획된, 보이그룹의 절정이다. /seon@osen.co.kr
[사진]'소방차'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