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는 배우 전도연만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초반 분량은 많지 않지만 나올 때마다 화면을 씹어먹은 유지태가 있었다. 역시 유지태는 유지태였다.
유지태는 지난 8일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불륜으로 아내 김혜경(전도연 분)을 충격에 빠뜨린 검사 이태준을 맡았다. 이 드라마가 태준의 외도로 독립을 하게 된 혜경의 이야기가 주축인 가운데, 유지태는 냉혈한이자 혜경을 이용해 자신을 나락으로 내몬 차장 검사 최상일(김태우 분)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는 태준으로 시청자들을 소름돋게 했다.
혜경이 전업주부를 벗어나 맡은 첫 사건을 공소 취소로 이끈 가운데, 결정적인 도움을 태준이 줬기 때문. 혜경이 상일에게 맞서게 만드는 계략을 꾸미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감옥에서 혜경의 일상을 낱낱이 파악하며 불륜을 저질러놓고도 죄책감보다는 다시 성공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태준의 모습은 매서웠다.
첫 방송은 사실 혜경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1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전도연의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컸다. 여기에 간간히 나온 유지태의 분량은 중요하지 않은 블랙홀 같은 흡인력 있는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지태의 확 돌변하는 눈빛은 압도적이었다. 분명히 선한 인물은 아닌데 뿜어대는 악한 기운들도 섹시하고 카리스마 있게 느껴지게 했다.
굳이 휘몰아치는 감정 연기를 하지 않아도, 배우로서 안방극장을 휘어감을 힘을 내뿜을 수 있다는 것을 유지태가 보여줬다. 앞으로 태준이 숨기고 있는 비밀, 그리고 모략들이 펼쳐지는 지점이 오면 더욱 높은 존재감을 발휘할 전망. 유지태의 ‘쇼타임’이 다가오는 가운데, 예고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굿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