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바탕으로 하는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가 국내 정서와 이질감 없이 완벽한 장르 드라마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배우 전도연과 유지태 등의 무서운 흡인력이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굿와이프’는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 최초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작으로 기대와 우려가 있었다. 미국 정서와 우리 정서가 맞겠느냐는 걱정, 완성도 높은 미국 드라마를 이미 본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겠느냐는 불안감이 있었다. 우려는 기우였다.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나 튀는 이야기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장르 드라마, 특히 법정 드라마에서 다룰 만한 이야기가 녹아 있었다.
전업주부였지만 남편의 외도로 변호사로 재기를 노리는 김혜경(전도연 분)을 필두로 야망이 큰 냉혈한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 혜경을 돕는 친구이자 능력 있는 변호사 서중원(윤계상 분), 혜경의 든든한 지원군인 사무관 김단(나나 분)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이 기존 드라마에서 충분히 나올 만한 설정이었다.
맥락 역시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혜경이 첫 사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있어서 주변 인물들의 도움을 받고 깊은 통찰력과 의뢰인을 신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따뜻한 심성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시선은 그동안 법정 드라마에서 줄곧 봐왔기에 한국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았다.
탄탄한 원작이 있기에 재밌는 전개는 물론이고 안방극장을 휘어잡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전도연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배우의 연기에 몰입해 드라마를 보게 만들며 시선을 쉽사리 돌리지 않게 했다. 나긋나긋하면서도 강단이 있게 연기를 하는 전도연 특유의 표현력은 흡인력이 높았다. 선과 악의 경계에 있는 태준을 연기하는 유지태는 많지 않은 분량에도 큰 존재감을 발산했다. 따뜻한 남자 중원 역을 연기하는 윤계상의 멋들어진 매력, 그리고 한 장면이 나와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김서형, 연기 데뷔인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나나 등이 첫 방송부터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무정도시’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정효 PD는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힘이 있는 그림을 만들었다. 대본, 연출, 연기 삼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진 완벽한 드라마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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