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천재’ 탁재훈과 아바타 소개팅은 역시 강했다. 탁재훈과 네티즌의 지시대로 소개팅을 하는 출연자들의 당황스러운 상황이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실전이라면 진작에 상대 여성이 박차고 나갔을 어이 없는 행동들이 쏟아지며 안방극장을 포복절도하게 했다. 반면에 재미 없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예능 천재’라고 불리는 방송인 탁재훈이 첫 출연을 했다. 그는 2010년 방송되고 자신이 출연했던 ‘일밤’의 코너 ‘뜨거운 형제들’의 아바타 소개팅을 시도했다. 탁재훈의 지시대로 조연출인 박정호 PD가 행동하고, 네티즌의 지시대로 배우 권혁수가 따라한 것.
모델인 두 명의 소개팅녀를 상대로 이들은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해야 했다. 6년 전 방송된 아바타 소개팅은 출연자들의 독한 농담을 따라해야 하는 아바타 출연자들의 당황스러운 표정과 거친 반응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번 ‘마리텔’ 역시 그랬다. 엉뚱하고 장난기 가득한 탁재훈, 탁재훈 못지않게 ‘애드리브 대가’인 네티즌은 요상한 지시를 쏟아냈다.
박정호 PD는 “뭐 이런 여자가 있어”라고 막말을 하거나 주문을 하면서 “사장님 좀 와보라고 해”라고 갑부를 예상하게 하는 허세를 떨어야 했다. 박 PD가 시종일관 긴장하면서 탁재훈의 지시를 억지로 소화하는 것과 여자 출연자들의 당황하는 반응이 웃음을 안겼다. 네티즌의 지시대로 해야 하는 권혁수도 뜬금없이 성대모사를 하거나, 여자 출연자의 말을 툭툭 끊어야 했다.
예상대로 강력했다. 웃기는 것으로 대동단결했다. 장난을 치겠다고 작정한 네티즌과 수위 조절을 격하게 잘하면서도 놀리는데 최적화돼 있는 탁재훈의 지시는 아바타 소개팅의 재미를 높였다. 6년 전에 안방극장을 웃겼던 이 주제는 네티즌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는 쌍방향 구성인 ‘마리텔’에서도 웃음 강도를 높였다.
물론 6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를 불편하고 재미 없게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 있었다. 아바타 소개팅의 엇갈리는 호불호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재밌었다는 반응과 어디서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예능 공동묘지 아이템'이라는 반응으로 갈렸다. 취향에 따라 확연히 반응이 갈리는 주제와 구성 방식이었다. 이날 탁재훈은 당황했을 여자 출연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전반전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이은결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