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에서는 또 한 번의 신들린 연기로 드라마를 마치 영화로 만드는 전도연의 열연이 그려졌다.
앞서 자신의 첫 번째 사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혜경(전도연 분)은 두 번째 사건으로 재벌 3세에게 성폭행을 당한 이은주(엄현경 분) 사건을 맡게 됐다.
주된 내용은 성폭행이었지만 오히려 이은주를 무고죄로 고소한 재벌 측에 맞서 무고죄가 아님을 입증하는 김혜경의 모습.
이 과정에서 김혜경을 연기한 전도연은 사건 의뢰인에 대한 연민과 동정,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 사건과 관련해 계속해서 올라오는 의구심, 믿었던 남편에 대한 배신으로 점차 지쳐가는 모습, 와중에서도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는 모습 등 다채로운 감정 연기로 '굿와이프'를 버라이어티하게 만들었다.
지난 첫 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전도연의 첫 번째 모습은 의뢰인에 대한 연민이었다. 로펌 쪽에선 이은주가 성폭행을 허위로 주장하는 것일수도 있다 말했지만 김혜경은 "그럴 사람으로 안 보이던데"라며 의뢰인에 대한 사적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이은주가 과거 업소에서 일하던 여성이었다는 점, 이은주의 동료가 남편 이태준 성상납 동영상 속 여성이라는 점 등이 속속 밝혀지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전도연의 두 번째 모습은 의심과 혼돈이었다.
이태준 앞에서 소리도 지르고, 연민을 가졌던 이은주 앞에서 "너 내 남편이랑 잤니?"라고 물어보는 상상도 하는 등 김혜경은 흔들렸다. 급기야 눈물까지 쏟아냈다.
세 번째 모습은 강인함이었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이은주가 무죄임을 입증해나가기 시작했다. 재판장에서 전도연은 흔들림 없이 DNA가 섞일 수 있었음을 주장하며 끝내 이은주의 무죄를 밝혀냈다.
전도연을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칸의 여왕'.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만큼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이상할 것도 없다. 그만큼 전도연의 연기력은 국내외에 정평이 나 있다.
이런 전도연의 명연기를 그간 스크린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대중은 '굿와이프'로 소위 '계탄' 느낌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전도연의 명연기는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TV 앞에 앉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다. / trio88@osen.co.kr
[사진] '굿와이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