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일하는 여배우 손예진이 영화 '덕혜옹주'(허진호 감독)로 여름 흥행 전쟁에 나선다. '덕혜옹주'는 최근 굵직한 스릴러 장르로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던 손예진이 오랜만에 나서는 드라마 장르 영화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손예진은 주인공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의 예고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 강렬한 존재감을 발하는 손예진의 모습이다. 특히 나라 잃은 섦움을 겪는 그의 모습은 서러운 덕혜옹주의 삶을 예상하게 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끈다.
한 때 손예진은 '눈물의 대명사'였다. 지금은 어느 장르, 어느 작품, 어느 역할로 출연하든 '믿고 보는 여배우'지만, 초창기에는 청순하고 예쁜 이미지와 심금을 울리는 눈물 연기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게 사실. '덕혜옹주'는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작품을 거치며 한층 깊어진 연기력이 농축된, '손예진 눈물2.0'과 같은 작품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그 때 그 시절, 손예진의 눈물 열연이 돋보였던 초창기 주요 작품 다섯 편을 골라봤다.
1. '연애소설'(2002)
한 편의 동화 같았던 , 영화 배우 손예진의 초창기 작품 중 하나다. 우정, 첫사랑, 삼각관계, 불치병이 두루 담긴 이 영화에서 손예진은 연약하고 청순한 수인 역을 맡았다. 손예진에게 '만인의 첫사랑' 같은 이미지가 부여된 것은 이 때부터였는데 소설 '소나기' 속에 나오는 청순한 소녀의 느낌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실 '연애소설'은 내용보다는 차태현과 손예진, 故이은주가 어울려 만든 풋풋한 감성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2. '클래식'(2003)
손예진의 '인생작' 중 단연 첫번째 작품이다. '클래식'에서 손예진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머니 주희와 딸 지혜로 1인2역을 맡았다. 검정색 구식 교복을 입은 모습, 현재의 풋풋한 여대생의 모습을 막론하고 손예진은 그저 예뻤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의 독보적인 이미지는 그를 '국민 첫사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3. '여름향기'(2003)
'가을동화', '겨울연가'로 '한류'라는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낸 윤석호 감독은 송혜교, 최지우에 이어 사계절 연작의 세 번째 여주인공으로 손예진을 택했다. 극 중 손예진은 자신에게 심장을 이식해주고 세상을 떠난 여성의 연인(송승헌 분)과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 역을 맡아 청순 연기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앞선 두 편의 작품에 비해 '여름향기'에 대한 평가에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손예진의 눈물 연기와 미모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4.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
청순한 이미지나 눈물 연기 뿐 아니라 '연기파' 손예진의 멜로를 엿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그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 수진(손예진 분) 역을 맡아 정우성과 진하고 감동적인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점점 더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와 그런 그를 사랑하는 남자의 절절한 순애보를 그린 이 영화는 여전히 한국 멜로 영화의 주요 작품 중 하나로 일컬어 진다.
5. '연애시대'(2006)
드라마 '연애시대'는 손예진의 또 다른 '인생작'이다. 이혼을 한 후 다시 사랑에 빠지는 부부의 연애담을 그린 이 작품에서 그는 이혼한 남편 동진(감우성 분)과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은호 역을 맡아 섬세한 감성 연기로 안방 극장을 사로잡았다. 실제 손예진은 배역에 비해 다소 어린 나이였지만, 아이를 잃고 이혼을 한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리며 호평 받았다. /eujenej@osen.co.kr
[사진] 각 작품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