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심은 김래원에게 푹 빠졌다. 최근까지 어둡고 무거운 역할을 자주 맡았던 그의 변신은 신선함 그 자체. 하지만 사실 김래원의 주종목은 '멜로'다. '옥탑방 고양이'나 '어린 신부' 등 김래원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작품의 거의 반 이상이 로코 혹은 멜로라는 점을 놓고 보자면 그에게 붙는 '원조 로코남'이라는 수식어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김래원은 현재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신경외과 교수 홍지홍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홍지홍은 13년 전 생물 교사 당시 혜정(박신혜 분)을 처음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국일병원에서 의사 선후배로 재회를 했다.
이 때 홍지홍은 유혜정에게 "결혼했어? 애인있어? 됐다 그럼"이라는 세 마디로 자신의 마음을 넌지시 드러냈다. 그리고 틈만 났다 하면 혜정에 대한 걱정과 애정어린 진심을 고백, 여심을 초토화시켰다. 때로는 다정한 선생님처럼, 때로는 듬직한 오빠처럼, 때로는 장난기 많은 친구처럼 혜정을 위한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고 있는 홍지홍에 여성 시청자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는 상황.
이 덕분에 '닥터스'는 매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지난 6회 방송은 19.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얻었다. 이는 올해 월화드라마 자체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다.
1997년 MBC 청소년 드라마 '나'로 데뷔한 후 '학교2'까지 섭렵한 김래원은 2002년 MBC '내사랑 팥쥐'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당시 그는 장나라를 짝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순정남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래원이라는 이름을 가장 많이 알린 드라마는 역시나 2003년 방송된 MBC '옥탑방 고양이'다. 물론 '해바라기', '펀치' 등 김래원의 대표작이 워낙 많지만, 그래도 김래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바로 이 드라마인 것.
척스런 또순이 남정은(정다빈 분)과 고시생 이경민(김래원 분)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동거생활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이 드라마는 30%가 넘는 시청률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김래원은 능청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연기로 여심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2004년엔 영화 '어린 신부'와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를 통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근영과 보여준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귀여움 그 자체. 또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는 김태희와 설렘을 유발하는 키스신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MBC '넌 어느 별에서 왔니', SBS '천일의 약속'에서의 김래원 역시 멜로의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속 김래원이 밝고 명랑한 이미지를 발산했다면, '천일의 약속'은 지고지순한 남자의 묵직하고 처연한 순애보가 돋보였다. 김래원의 깊이감있는 연기력이 더욱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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