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벗은 후에도 설마 했다. 모두가 아이돌가수라고 추측했던 흑백논리 체스맨이 사실은 방송인 붐이었다니. 붐 역시 아이돌 출신인 것을 감안하면, 틀린 추측은 또 아니라는 것이 재밌는 포인트.
지난 10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는 역대급 반전이 터졌다. 프로 가수라고 생각했던 SOS 해양구조대는 가수 박하나였고, 요즘 세대 가수라고 추측했던 추억의 엿장수는 배우 이재용이었던 것.
여기에 모두가 현역 아이돌이라고 생각했던 흑백논리 체스맨은 “붐이에요”를 외쳤다. 가면을 벗기 전까지는 모델 출신 연기자나 엠블랙 출신 이준, 몬스타엑스의 셔누, 2PM의 준호 등 아이돌이라는 추측이 오갔는데, 역대급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신봉선 역시 “붐의 춤이 싼티 난다고 생각했는데 가면 쓰니까 멋있다”며 엄지를 치켜들 정도.
이처럼 가면을 쓰면 사라지는 편견이 바로 ‘복면가왕’이 늘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다. 많은 스타들은 지금까지의 이미지로 대중에 기억되고 평가돼왔다. 이미 정해진 틀 안에서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 역시 저마다 다르고, 그것을 탈피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사실 붐은 원래 아이돌 가수 출신이다. 지난 1997년 키로 데뷔해 레카, 뉴클리어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꽤나 노래 실력이 출중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했다. 늘 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그를 바라봤기 때문. 깐족거리는 말투나 댄스, 진중한 모습보다는 쉴 새 없는 입담을 그에게 바라왔다. 이처럼 붐은 자신을 바라보는 진정성 없는 가벼운 모습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이번 ‘복면가왕’ 출연을 결심한 것이다.
‘복면가왕’이 정규로 출범한지도 벌써 1년이 훨씬 넘었다. 그동안 수많은 스타들이 다녀가 자신의 편견을 박살내는 시도를 해왔는데, 최근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9연승을 끝으로 정체를 공개하면서 다소 위기를 겪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번에 붐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반전을 선사, 여전히 ‘복면가왕’의 위력은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 besodam@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