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워낙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알렸던 그지만, tvN '응답하라 1988'을 기점으로 '대세 배우'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모양새.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의 활약상은 또래 여배우 사이에서는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게 독보적이다.
요즘 대중에게 라미란의 가장 익숙한 이름은 프로젝트 그룹(?) 언니쓰의 맏언니 라미란이다. 라미란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각기 직업과 캐릭터가 다른 다섯 명의 여자 연예인들과 함께 서로의 꿈에 도전하는 '꿈계'를 하고 있다.
최근 이 멤버들은 민효린의 꿈이었던 걸그룹에 도전했는데, 시청자들의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멤버는 반전 매력이 넘치는 라미란이다. 라미란은 놀라운 유연함과 리듬감, 반전 가창력으로 언니쓰를 평균 이상 수준에 올려놓으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라미란이 TV나 영화 속 '감초 배우' 이상의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던 것은 '응답하라 1988'에서부터였다. 극 중 주인공 정환(류준열 분)의 엄마, 걸크러시 '치타 여사' 라미란 역을 맡은 그는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줬다. '응답하라 1988' 덕분일까? 라미란의 존재감은 더 커졌고, 주 종목인 영화에서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자연스러운 연기력과 존재감만 놓고 보자면 라미란은 선배 배우 오달수에 비견할만 하다. 오달수는 지난해 초 '국제시장'부터 시작해 '베테랑'과 '암살' 등 출연작이 연이어 천만 영화에 등극하면서 '천만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극도 코미디도 능수능란하게 해내는 연기력과 개성, 대중의 신뢰도까지 두 배우는 비슷한 점이 많다. 라미란의 경우 '국제시장'을 통해 첫 천만 영화를 찍었고, 이후 꾸준히 대작에 얼굴을 내밀며 '포스트 천만 요정'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말 개봉해 올해 초까지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히말라야'에서 라미란은 극 중 산악 대원들의 '홍일점'으로 활약했다. 이어 그는 같은 시기 개봉한 '대호'에도 얼굴을 내밀었는데 '히말라야'와 '대호' 모두 2016년 첫 천만 관객을 동원할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들이었기에 의미가 있다. 그리고 또 7월 개봉한 라미란의 출연작 '봉이 김선달'은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청신호를 반짝이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8월 개봉 예정인 '덕혜옹주'다. '덕혜옹주'는 '인천상륙작전'과 '터널', '부산행' 등과 함께 여름 흥행 대작 '빅4'로 일컬어 지고 있는 작품. '덕혜옹주'에서 라미란은 덕혜옹주의 조력자 복순 역을 맡아 또 한 번 '천만 요정'에 도전한다. 물론 배우에게 흥행 스코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나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 신뢰도를 증명하는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곧 천만 배우' 라미란은 '천만 요정'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이 모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덕혜옹주'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