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보통남 이상의 스펙, 스마트한 이미지, 자신의 의견과 가치관을 제기하며 굴하지 않는 이른바 ‘뇌섹남’의 시대가 도래했다. 훈남, 상남자 등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남자들과 비교되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tvN 예능 ‘문제적 남자’에는 6명의 ‘뇌섹남’이 출연한다. 방송인 전현무 타일러 라쉬, 배우 김지석 하석진, 페퍼톤스 이장원, 블락비 박경의 문제풀이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곳곳에 흩어져있던 ‘뇌섹남’들을 한군데 모아 놓고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옥같다.
제작진이 이 여섯 남자들을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출을 맡은 tvN 이근찬 PD는 “퀴즈를 맞히는 점수제가 아니라 하나의 문제를 놓고도 다양한 풀이법을 얘기를 하는 걸 추구한다. 물론 정답이 있긴 하지만 출연자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답을 유추해내기도 한다. 문제들을 풀면서 얘기를 나누고 다르게 접근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싶었다. 멤버 라인업은 문제풀이를 즐기고 얘기를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위주로 섭외했다”고 섭외 과정을 털어놨다.
이 PD는 6명의 멤버들이 모두 ‘뇌섹남’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멤버들의 품평회를 시작했다.
전현무에 대해서는 “그의 진행력을 통해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비결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믿고 맡기게 됐다”며 “맏형으로서 중심을 잘 잡는다. MC가 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멘트 정리를 잘해서 확실히 MC적인 역할을 한다. 대본이 없어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데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준다. 컨디션에 따라 잘 풀고 못 풀때도 있지만.(웃음) 깐족 캐릭터로서 멤버들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프로그램에서 밀당을 잘 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기계공학과 출신 하석진은 지구력이 좋다고. “그를 ‘하파고’라고 부른다. 문제를 받으면 지구력 있게 판다. 정말 끈기가 최고다. 남들이 포기하는 문제도 끝까지 매달려서 하더라. 그가 해결하는 문제가 많은데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멤버는 이장원과 박경이었다. 이장원이 문제 풀이의 ‘정석’이라면, 박경은 문제의 처리에 있어서 정해져 있는 일정한 방식 없이 다가가는 ‘변칙’이라고.
“이장원은 해답적으로, 매뉴얼대로 간다.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가장 깔끔한 정답을 낸다. 마치 컴퓨터처럼 잘 푼다. 박경은 유연한 사고를 가졌다. 말랑말랑하다. 공식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접근한다. 보면서 놀랄 때가 많다. 정말 똑똑하다. 왠지 노래를 만들 때도 기존의 가수들과 다르게 접근을 할 것 같다. 두 사람이 공통된 면도 있지만 각기 다르다”고 비교했다.
이 PD는 멤버들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사람인 타일러의 언어 습득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에 나왔을 때부터 언어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놀라운 부분은 그가 거의 10개 국어를 한다. 기본적으로 영어, 한국어, 중국어, 불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언어적으로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영국 사립고 출신에 교원자격증을 가진 김지석은 어떨까. 문과 출신의 그는 방송에서 자포자기할 때가 많은 듯 보인다. 가끔가다 필(feel)을 받으면 신들린 듯 정답을 맞히지만, 대부분 이장원 하석진 박경 타일러가 맞히는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두를 때가 많다.
“김지석은 유머러스한 친구다. 박경이 문제에 유연하다고 하면, 김지석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를 많이 한다. 끈기는 없어도 얕고 넓게 생각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고 전환도 빠르다. A를 고민하다 갑자기 B얘기를 하는데 그게 맞을 때가 많다. 그런 부분에서 놀랄 때가 있다. 멤버들에게 힌트를 퍼주기도 한다.(웃음)” (인터뷰③에 계속)/ 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