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하니까 제대로 하는데?’
아직 사회에 덜 적응 된 듯 순박한 얼굴. 별 다를 것 없이 참가자들 사이에 긴장한 채 서 있는 모습이 그의 첫인상이었다. 이후 무대는 반전과 신선한 충격. 심사를 맡은 프로듀서진과 VCR로 그를 지켜보고 있던 경쟁 래퍼들을 단 한 번의 무대로 압도해버렸다. 결과는 올패스. ‘쇼미더머니5’ 속 보이비의 이야기다.
힙합그룹 리듬파워 보이비는 Mnet ‘쇼미더머니5’가 진행되는 동안 기복없이 꾸준한 실력을 보여줬다. 단단하게 귀에 때려 박히는 ‘땜삥감’ 넘치는 보이스톤을 가진데다가 딕션이 정확해 가사 딜리버리에 장점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였다. 유행을 타지 않고 취향도 압도하는 스타일 역시 강점이다.
일각에서는 개코의 리즈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평까지 나왔다. 세미파이널에서 괴물 래퍼 비와이와 1:1 배틀을 벌여 아쉽게 탈락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기량과 좋은 무대를 보여주며 호평을 얻었다.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뒤 보이비와 직접 만났다. 그는 “이제야 전역을 한 것 같다”며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그와 나눈 이야기들이다.
- ‘쇼미5’ 끝난 소감이 궁금해요
“제대하고 거의 1~2주 만에 ‘쇼미더머니5’에 출연한 거거든요. 이제야 전역한 것 같은 느낌이네요. 하하. 당연히 아쉬움도 있지만 후련해요. 남은 방송은 진짜로 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 처음 ‘쇼미5’ 출연, 어떤 마음이었는지 궁금해요.
“예상은 아무것도 못했어요. 정말 누가 어디서 실수를 하고, 떨어지게 될지 모르는 게 ‘쇼미더머니’거든요. 저도 당장 1차가 불안했었죠. 군대 안에서 행주와 지구인이 탈락하는 걸 보면서 많이 속상했었어요. 그때는 막연히 ‘내가 나가서 다 죽여버려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하하.”
- 제대하니까 제대로 한다는 평이 있었어요, 입대 전후 차이가 있었나요?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2년 동안 사회와 떨어져있다보니까 유행을 따라가거나 센스 면에서는 조금 뒤쳐질 수 있다고 생각은 해요. 근데 실력적인 면에서는 더 좋아졌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연습을 못한 게 아니거든요. 라이브를 하는 그런 것들은 조금 늘은 것 같아요. 군악대에서 열악한 상황에서 공연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것도, 느낀 것도 많았습니다.”
‘쇼미’ 유경험자인 지구인 행주의 조언도 있었나요?
“단순히 공연하는 거보다 심리적 압박이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조언보다는 저의 결의를 확인하고 싶었던 눈치였어요. 압박감 이겨낼 수 있겠느냐는 것을 계속 묻더라고요. 나가면 잘 할 수 있겠다 용기도 주고..함께 결의를 다졌죠.”
- ‘쇼미5’ 논란도 크게 없고, 분위기 좋은 거 같은데 현장 분위기 어땠어요?
“TV로 보시는 거 보다 훨씬 더 좋았어요. 아무래도 같은 신에 있는 친구들이 다 나오다보니까..친한 애들도 많이 나왔고, 서로 조심하는 부분들이 많았죠. 작년에 논란거리들이 생겨나는 걸 보면서 아마 출연자들도 느낀 것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음향과 무대였어요. 리허설도 만족스러울 때까지 할 수 있었고, 진짜로 기분 좋게 공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거 같아요.”
- 화제의 참가자 원썬의 무대는 어떻게 봤나요
“현장에서도 걱정될 정도로 멘트나 이런 것들이...그런 걸 그대로 여과 없이 내보내더라고요. 방송 이후 화제가 될 줄 알았어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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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