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해서 안아주고 싶은 남자다. 배우 박기웅이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에서 도도그룹 비운의 왕자 도건우 역을 맡아 안방 여심에 모성애를 자극하고 있다.
‘몬스터’에서 박기웅이 연기하는 건우는 도도그룹 도충(박영규 분) 회장의 서자다. 서자라는 이유로 도씨가문에서 버림받았고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서 외롭게 자랐다는 안타까운 출생의 배경이 있다. 여기에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도씨가문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절대 악인 변일재(정보석 분)의 꾐에 넘어가게 됐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갔고, 자신을 멸시하는 도회장의 조강지처 황귀자(김보연 분), 적자 도광우(진태현 분)와 도신영(조보아 분)에 맞서 힘을 키워나갔다. 이처럼 피를 나눈 형제는 경쟁 상대고 아버지는 완벽히 믿을 수 없으며 일재 역시 건우를 이용하려고 했던 바. 유일하게 그의 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어서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유일하게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오수연(성유리 분)에게는 강기탄(강지환 분)이 있었다. 기탄이 수연에 대한 기억을 모조리 잃어버리면서 건우에게도 기회가 오는 듯했지만, 그 순간 기탄과 수연이 재회하게 되면서 다시 짠한 운명을 맞이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31회에서는 수연이 건우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였다. 일재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는 건우를 목격한 이후로 그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생겨서다. 수연은 건우를 꼭 덫에 걸린 사람 같다고 표현하면서 자신의 손을 잡으라고 제안했다. 건우에게는 태어나서 엄마 이후로 처음으로 자신의 편이 생긴 셈이다. 이에 건우 역시 수연과 함께라면 무서울 것이 없다고 말했고, 함께 일재에게 복수할 마음을 품었다.
수연은 밤중에 뜬금없이 찾아온 건우에게도 쌀쌀맞지 않게 대했다. 건우는 기탄이 돌아왔고 K사장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수연에게 차마 말하지 못하면서 괴로워했다. 기탄이 돌아왔음을 수연이 알게 된다면 자신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이처럼 이제 막 사랑하는 사람의 관심과 애정을 받기 시작한 건우인데, 운명은 그를 계속해서 짠하게 만들고 있다. 처음으로 자신의 편이 생긴 행복한 모습을 아이 같은 미소로 표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길 것 같은 불안한 모습을 차마 울지도 못하는 짠한 표정으로 표현하고 있는 박기웅이 있어 건우는 시청자들에게 아마 아픈 손가락이 될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