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은 최초다. 시즌제 드라마나 유명 예능을 들여온 적은 있어도 우리나라 예능 포맷이 미국에 팔린 것은 처음이다. 역수출을 이뤄냈다는 것. 그러면서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저변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참 기특하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이야기다.
KBS는 12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미국판 편성을 확정짓고 제작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렸다.
KBS에 따르면 미국판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BREAKING DAD’라는 제목으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Chicken Soup for the Soul)’의 출판으로 유명한 미국 제작사 CSSPR (Chicken Soup for the Soul Production, LLC)이 제작을 맡아 2016년 7월 중순부터 미국 뉴욕과 코네티컷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오는 11월부터 세계적인 다큐멘터리·논픽션 오락채널인 디스커버리(Discovery) 의 life, TLC, Family 3개 채널을 통해 미국에 방송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일단은 미주 지역에 한국 지상파 방송국의 프로그램 포맷이 판매된 것이 최초라는 게 뜻 깊다. 선례가 없었기에 이러한 포맷 판매가 어떤 효과와 어떤 작용들이 일어날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한국 방송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메인 연출자인 강봉규 PD는 오는 13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 10일 가량 촬영현장에 머물면서 현지 제작자들과 만나 제작조언 등을 할 예정이다.
12일, 출국을 준비 중인 강봉규 PD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프로그램 포맷판매가 됐다는 것 이외에 그쪽에서 어떻게 제작이 진행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가봐야 알게 될 거 같고, 촬영하는 거 보면서 도움을 주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얼떨떨하다. 사업부에 계신 두 분과 함께 셋이서 미국으로 가게 됐다. 다녀와야 더 할 이야기들이 많을 거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운다는 마음으로 간다. 미국의 경우 방송 프로그램 시스템이 선진화 돼 있다. 제가 배울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태국 쪽이나 중국에 포맷이 팔렸을 때는 바빠서 갈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배울 것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 출장을 선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은 적극 도움을 주고, 좋은 부분들이 있으면 배워오겠다"고 전했다.
미국판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성공을 거둔다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향한 글로벌적인 시선이 지금보다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이 같은 관심은 자연스럽게 국내 방송계에 다양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저변이 확대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