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지환 덕분에 50부작이 지루할 틈이 없다. 조합을 맞추는 상대 배우들과 다양한 케미스트리(사람 간의 화학작용)를 발산하고 있는 것. 그중에서도 조보아와 펼치는 코믹한 신들은 복수로 인한 갈등을 이완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 32회에서는 도도그룹의 막내 딸 도신영(조보아 분)이 강기탄(강지환 분)에게 막무가내로 데이트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재밌는 신이 여럿 탄생했다. 지금까지 ‘몬스터’는 변일재(정보석 분)를 향한 기탄의 복수라는 기본 갈등 구조에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켜왔다.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이끌어나가기 위함이었던 것. 이를 현실로 만든 건 강지환이라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다.
특히 코믹 신으로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는 건 조보아와 함께 있을 때다. 신영은 기탄을 좋아하지만, 도도그룹의 막내딸로 자라나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고 태어났던 터. 누군가에게 진심을 다하는 법을 몰랐다. 좋아하는 마음은 숨기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기탄에 억지를 쓰는 모습이었는데, 얄미울 법도 하지만 귀여운 매력이 터졌다. 강지환과 조보아의 케미는 투박할 수 있는 복수극에 알콩달콩한 재미를 더했던 것.
신영은 다시 돌아온 기탄에게 본격적으로 애정 공세를 펼쳤다. 이토록 매력적인 자신과 데이트를 거부하는 기탄이 겁쟁이라는 것이 신영의 주장. 매력에 빠질까봐 일부러 피한다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과 중요한 미팅이 있던 기탄의 방에 급습해 데이트 좀 해 달라며 난동을 부리고, 기탄은 그런 신영을 ‘또라이’라며 소개한 장면에서 웃음이 터졌다. 또한 신영이 팩스로 보낸 데이트 스케줄표를 찢는 기탄의 표정도 웃음을 더했다.
결정적으로 어쩔 수 없이 더 이상의 진상을 막기 위해 신영의 데이트를 받아준 바. 술 취한 신영을 업고 가는 기탄의 고군분투가 웃음을 막을 길이 없었다. 두 사람이 코믹 케미는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할뿐더러, 지금까지 악행이 난발하던 복수극에서는 쉽게 챙겨가지 못했던 아기자기한 맛을 더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