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식은땀이 나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물이 여름 장르로 자리잡았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소름 돋고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작품들이 여름을 맞아 속속 등장해왔다. 귀신이 등장하는 심야 공포물이 한여름 기획 상품으로 제작된 것이다.
지난해 7월 3일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극본 양희승, 연출 유제원)은 정통 공포는 아니었지만, 음탕한 처녀 귀신이 빙의된 주방 보조 나봉선과 스타 셰프 강선우가 펼치는 응큼발칙 빙의 로맨스로 큰 사랑을 받았다. 최고 8.5%(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이하 동일)로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정확히 1년 뒤 시작된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극본 이대일, 연출 박준화)는 귀신이 보이는 눈을 떼기 위해 귀신을 잡아 돈을 버는 복학생 퇴마사 박봉팔과 수능을 못 치른 한으로 귀신이 된 여고생 귀신 김현지가 동고동락하며 함께 귀신을 쫓는 등골 오싹 퇴마 어드벤처다. 2회가 평균 4.1%, 최고 4.6%로 인기를 끄는 중이다.
'오 나의 귀신님'과 '싸우자 귀신아' 각각의 드라마에는 많은 남성 팬들의 지지를 얻은 여배우 박보영과 김소현이 출연한다. 두 사람 모두 애교 가득한 얼굴에 사랑스러운 눈빛, 늘씬한 몸매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많은 작품을 거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호로코'(호러 로맨스 코미디) 여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차이점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박보영이 맡은 '오나귀' 속 나봉선은 의기소침한 주방보조지만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 분)가 빙의되면, 갑자기 남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능글맞은 주책녀로 변신한다.
박보영은 평범한 나봉선일 때와 순애가 들어선 나봉선을 1인 2역을 소화하듯 매끄럽게 넘나들며 반전 매력을 안겼다. 특히나 낯뜨거울 정도로 대담한 대사를 늘어놓으며 이성을 밝히는 장면에선 연기하기 부끄러울 법도 한데 능청스러운 말투와 몸짓으로 웃음을 배가시켰다.
'싸우자'의 김현지는 사람이 아닌 여고생 귀신이다. 봉선과 달리 사람은 아닌데, 이성과 뽀뽀를 하면 자신이 죽게 된 이유와 가족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호시탐탐 박봉팔(택연 분)의 입술을 노린다. 이에 두 사람의 달달한 케미가 발생하며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김소현이 같은 로코 공포물을 맡았던 박보영과 또 다른 어떤 매력을 꺼내놓을지 궁금하다.
월화극으로 편성된 '싸우자 귀신아'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지속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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