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은 없다. '닥터스' 김래원과 윤균상이 박신혜를 향해 직진하며 '예스'를 외치고 있다. 재고 따지는 것 없이 그저 사랑 하나만을 향해 돌진하는 두 남자의 다른 듯 닮은 직진 사랑법에 '심쿵'했다는 시청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가 휴먼 멜로를 중심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여름 밤 안방에 설렘 가득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에 6회 방송에서 19.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최고 시청률을 얻기도 했던 '닥터스'는 20%를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8회는 19.2%를 얻으며 적수없는 월화극 1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같은 '닥터스'의 인기 비결로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를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을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 불붙은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의 삼각관계는 뻔해도 계속 보게 만드는 설렘이 한가득이다.
먼저 김래원은 13년 전 자신의 제자였던 의사 후배 유혜정(박신혜 분)을 향해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는 달달한 '키다리 아저씨' 홍지홍을 맡아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오랜만에 자신의 전공인 '멜로남'으로 돌아온 김래원은 유치한 대사마저 기막히게 살려내며 때로는 자상한 오빠같이, 때로는 장난기 넘치는 친구같이, 때로는 의지하고 싶은 선생님같이 매 순간 여심을 두드리고 있다.
또 신경외과 의사 정윤도를 연기하고 있는 윤균상은 초반 까칠함 뒤에 숨겨둔 귀엽고 상큼한 매력을 조금씩 꺼내놓고 있다. 자신감 넘치지만 자신의 잘못은 곧바로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쿨남'이다. 홍지홍과는 연적 관계이다 보니 틈만 나면 티격태격하지만, 늘 '여유만만' 상태인 지홍에게 밀리기 일쑤. 그 때마다 윤균상이 짓는 황당하다는 표정은 극의 깨알같은 재미 포인트로 손꼽힌다.
두 사람은 혜정 앞에 늘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지홍이 그러했고, 윤도 역시 마찬가지. 특히 윤도는 자신을 좋아하는 서우(이성경 분)에게 먼저 혜정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고, 이후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 드라마 속엔 이렇게 '밀고 당기는' 밀당도, 속이 답답해질 '어장관리'도 없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고, 또 그 마음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현한다. 밥을 먹길 청하고, 손을 먼저 잡을 용기를 낸다.
인간 대 인간, 남자 대 여자로 친해져가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아름다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에 시청자들은 이들의 사랑에 이입해 설렘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처받은 마음을 조금씩 치유해가며 행복해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혜정이 두 남자 사이에서 조금 더 밝게 웃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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