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이하 문제적 남자)가 지난해 2월 처음 방송됐을 당시 ‘어렵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몇 년간 tvN ‘더 지니어스’를 비롯해 JTBC ‘크라임씬’ 등 두뇌게임 예능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 ‘문제적 남자’는 이들 예능과는 다른 색깔의 예능이다.
‘문제적 남자’의 전현무, 김지석, 하석진, 타일러, 이장원, 박경이 방송 내내 자리에 앉아 문제를 풀면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 게 대부분으로 ‘더 지니어스’나 ‘크라임씬’과 같이 역동적인 느낌은 없다. 하지만 중독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었고 마니아층까지 있는 예능이 됐다.
보통 하나의 예능이 방송된 지 1년 정도 되면 ‘지루하다’는 반응이 나오는데 방송 1년 반 정도가 된 ‘문제적 남자’에 대해선 이 같은 반응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나 ‘문제적 남자’는 토크쇼의 일종인데도 말이다. 이는 제작진이 준비한 콘텐츠, 즉 문제의 힘이 크다고 볼 수 있겠다. 이뿐 아니라 답을 빨리 내놓기보다 푸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한몫한다.
- 장수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김지석-주변에서 문제를 어떻게 푸는 거냐고 물어본다. 주변에서 얘기해주는 게 우리 프로그램은 답을 알기 위해 문제를 푸려고 하는 것보다 풀이과정을 알아 가는 게 재밌어서 좋다고 하더라. 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걸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고 그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푸는 과정이 부각되는 점이 우리 프로그램의 자부심이다. 집단지성으로 인문계, 이공계 사람들이 다 같이 문제를 만들고 답을 푸는 게 재미있는 작업인 것 같다. 같이 만들어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전현무(이하 전)-‘문제적 남자’는 독보적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없다. 내가 여러 프로그램을 하는데 비슷한 느낌이지만 ‘문제적 남자’는 다르다. 음악예능이나 토크쇼가 비슷하지만 진지하게 문제를 푸는 프로그램은 이 예능이 유일하다. 그리고 대본도 없이 리얼하게 진행하는데 내가 하는 프로그램 중 제일 리얼하다. 멤버들이 문제를 못 풀면 제작진에서 힌트를 줄 수도 있고 분량이 나왔으면 녹화를 끝낼 만한데 ‘문제적 남자’는 그렇지 않다. 한 문제를 3시간 넘게 푸는 모습이 리얼하게 나오고 시청자들이 그런 데서 매력을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근찬 PD-첫 녹화 때 오프닝 대본만 줬는데 황당해했다.
전-대본이 아예 없으니까 당황스럽더라. 대본에 ‘안녕하세요’만 있고 게스트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문제적 남자’의 생명력이 긴 게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고 식상하지 않아서 시청자들이 질려하지 않는 것 같다. 뇌섹남녀들이 꽤 많다. 다른 방송에서 못 봤던 사람들이 나와서 새로운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프로그램이 오래됐지만 오래된 것 같지 않은 것 때문에 사랑받는 것 같다.
처음에 멤버를 모으기 전에 PD와 만나서 얘기했는데 나는 파일럿으로 끝날 줄 알았다. ‘하루의 즐거운 추억으로 끝내자’라고 마음이었고 대중적인 프로그램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프로그램이 화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장학 퀴즈도 아니고 방송국에서 이럴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 편성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는데 대중적인 수요가 있더라. 시청자들의 수요가 다양해졌다. /kangsj@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