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이 개자식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수지의 한 마디. 김우빈은 왜 개자식이 됐을까. 그가 야심차게 던진 떡밥을 열심히 회수하고 있다. 함부로 던진 미끼이길 애틋하게 바랐건만, 지난 3회 분까지 그는 영락없는 ‘개자식’이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현재를 먼저 조명하고 과거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 현재를 설명 없이 공개해 궁금증을 자극한 뒤 그 이유가 된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내는 식이다.
지난 2회까지 시청자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왜 노을(배수지 분)이 신준영(김우빈 분)에게 ‘개자식’이라는 욕을 했는지 였다. 그리고는 쓰러지는 노을, 그를 향해 달려가며 ‘저 아이가 (노)을이어서는 안 된다’고 독백 하는 준영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극에 달하게 한 강력한 떡밥이었다.
13일 방송된 3회에서는 이 궁금증이 일부 해소 됐다. 준영과 노을의 20대 시절이 그려지면서 또 하나의 큼직한 사건이 등장하게 된 것. 이 같은 사건 속에서 준영은 ‘개자식’에 가까웠다. 물론 고의도 아니요, 목숨도 내놓겠다는 기도를 하기도 했지만.
스토리를 뒤흔든 사건은 이렇다. 때는 2011년 겨울. 두 사람은 4년 만에 만났고, 준영은 자신에게 들러붙는 여자들을 떼어내기 위해 노을을 협박, 일주일간 연인 관계로 지내기로 한다. 실제로도 준영은 노을이 좋아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이지만, 눈치 없는 노을은 이를 알아채지 못한 듯하다.
이후 노을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 안타까운 사고가 나게 된 것은 준영의 탓. 그는 우연히 노을이 자신의 생부인 최현준 검사(유오성 분)를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협박의 증거가 담긴 USB를 제거하기 위해 노을의 가방을 소매치기한다. 노을은 그를 쫓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중환자실로 실려 가게 된다.
여기까지 이야기에서 준영은 확실히 ‘개자식’이다. 노을에게 마음은 있었다고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기에, 노을은 그저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첫 번째. 그리고 노을이 확보한 아버지 뺑소니 사고의 진범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를 훔쳐 달아났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이 과정에서 교통사고까지 났으니 말 다 했다.
제작진은 떡밥을 회수하는 척 하면서 또 떡밥을 투척했다. 과연 깨어난 노을이 소매치기범이 준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지, 정말 김우빈이 수지를 대신해 시한부 삶을 살게 되는지 등이다. 또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사연들이 있었던 건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현재를 조명하고 그 이유를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설명해나가는 구성이 똑똑하다. 이 같은 연출은 진부할 수 있는 시한부 러브스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청춘 대세 배우들의 출연과 열연, 탄탄한 극본, 아름다운 영상미와 더불어 이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요소로 확실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 '함틋'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