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아중이 애끊는 오열 연기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원티드'가 김아중의 연기 덕분에 더욱 탄탄해졌다.
김아중은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에서 아들 현우(박민수 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여배우 정혜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현우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자 은퇴 선언을 하던 날, 현우가 의문의 남자에게 납치가 됐고 혜인은 범인이 요구한대로 리얼리티 쇼 '정혜인의 원티드'를 진행중이다.
범인은 하루에 하나씩 10번의 방송을 통해 미션을 성공시키라고 요구했다. 시청률은 20% 이상. 그렇지 않으면 현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혜인을 협박했다. 현우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든 방송을 성공시켜야 하는 혜인은 물불 가릴 게 없었다.
이 때문에 혜인은 어떻게든 냉정함을 유지해야 했다. 무너지는 감정을 다잡지 않으면 현우가 위험하기 때문. 이에 김아중은 한지완 작가와 거듭된 논의와 고민 끝에 극한의 감정을 토해내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캐릭터를 만들기로 했다.
감정이 지나치게 표출되면 시청자들의 집중력이 흐려질 것을 염려한 것. 이는 곧 '원티드'가 조금 더 쫄깃한 장르물 드라마가 되는 이유가 됐다. 워낙 많은 사건들이 얽혀있고, 매 순간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혜인의 감정 절제는 오히려 시청자들이 극 속에 빠져들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 덕분에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김아중의 연기 내공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7회의 오열 장면은 김아중이 얼마나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인지를 새삼 깨닫게 만들었다. 어렵게 다시 품에 안았던 아들 현우를 눈 앞에서 다시 빼앗긴 혜인은 "다음 미션을 기다리라"는 범인의 말에 목놓아 울부짖었다.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오열하는 김아중의 모습은 아이를 잃어버린 애끊는 엄마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다. 원래도 연기 잘하는 배우로 손꼽히는 김아중이지만 이 같은 모성애 연기는 기대 이상. 그 어떤 호평도 아깝지 않은 연기력이었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의 약점을 철저히 이용하는 비극적이고 잔인한 상황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김아중이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놀라운 연기 내공을 뽐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원티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