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은 아직도 교복 입은 미소년의 이미지가 강하다. 왜? 그가 교복 패션을 선보인 '학교' 시리즈야말로 '김우빈 청춘스타'의 탄생 무대였으니까.
김우빈이 돌아왔다. 국민여동생 배수지를 파트너로 맞이한 그는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톱스타 신준영 역으로 안방극장을 강타하고 있다. 1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은 준영은 어린 시절 인연이 있는 노을(수지 분)을 찾고, 때마침 다큐 PD와 연예인으로 마주한다. 줄거리만 듣고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랑이 느껴진다. 시청자를 함부로 애틋하게 만들다니, 괘씸하다. 그래도 김우빈이니 용서가 됐을 뿐.
지난 6일 첫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는 2회 연속 12.5%를 얻으며 동시간대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드라마 이전까지만 해도 지상파 수목드라마는 한 자릿수 시청률을 얻고 있던 상황. 하지만 '함부로 애틋하게'는 3회 연속 두 자릿 수를 기록, 시청률 가뭄을 완벽히 해소했다.
1989년생인 김우빈은 대중성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한류스타. 모델 출신의 큰 키와 개성 있으면서도 잘생긴 외모 덕에 많은 여성 팬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작품에서 언제나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어내고, 연기 역시 안정적으로 소화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김우빈이라는 배우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은 2011년 MBN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이었다. 크게 흥행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꽃미남 뱀파이어들의 지구 생활 적응기라는 독특한 설정과 개성 강한 외모 덕에 김우빈이라는 신인 배우에게 관심을 갖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김우빈이 이 시트콤에 출연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뱀파이어라는 설정에 딱 맞아떨어졌다는 것. 지금이야 뱀파이어와 크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카메라 마사지’를 받은 듯한 느낌이지만 신인 시절은 꽤나 어울렸다.
2012년 방영된 SBS ‘신사의 품격’에서 김우빈은 반항아 고등학생이었다. 교사인 김하늘을 짝사랑하는 귀여운 고등학생이었다. 장동건과 티격태격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극중 로맨스와 전혀 상관 없는 인물인데도 자꾸만 시선이 갔다. 분명히 사고뭉치 ‘싸움짱’인데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보다 착하게 느껴지는 기분, 김우빈이 연기하는 김동협이 그랬다.
그해 김우빈은 또 다시 교복을 입었다. KBS 2TV ‘학교 2013’에서 지금의 김우빈을 만든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이종석과 절친이었지만 오해 속에 관계가 틀어진 인물, 주인공인 이종석과 함께 큰 존재감을 자랑했다. 사실 김우빈은 이 드라마에서 몇 회 나오지 않는 설정이었지만 빼어난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면서 장기 출연의 기회를 얻었다. 사연 있는, 거칠지만 속정 깊은 남자의 따뜻한 눈빛. 김우빈은 그렇게 또 여성 시청자들을 홀렸다.
2013년 김은숙 작가의 SBS ‘상속자들’은 김우빈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를 한류스타로 우뚝 서게 했기 때문. 김우빈은 이 드라마에서도 또 교복을 입고 재벌 연기를 했다. 분명히 갈등을 유발하며 이민호와 박신혜의 사랑을 방해하는 캐릭터였는데, 시청자들은 김우빈에게도 열광했다. 어딘지 불쌍하고 짠한 짝사랑, 여자 주인공만 바라보는 직진 로맨스는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안방극장을 점령한 김우빈은 스크린 도전에 나섰다. 청춘 스타들이 보통 영화와 드라마 모두 성공하기 쉽지 않았지만 김우빈은 ‘친구2’와 ‘스물’의 예상 밖 흥행을 이끌었다. ‘친구2’에서 극중 큰 비밀을 알게 된 후 폭주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친 김우빈. 그동안 어리게만 느껴졌던 김우빈의 상남자 매력이 폭발했다. ‘스물’에서는 19금 대사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뻔뻔한 치호를 연기하며 또 다시 색다른 옷을 갈아입었다. 청춘 그대로의 모습, 김우빈은 어떤 캐릭터든 완벽하게 소화하며 젊지만 진짜 배우의 얼굴을 만들어가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친구2' 스틸, KBS-SBS 제공, 삼화 네트웍스, IHQ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