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과 '스물'을 섞어놓은 듯, 그러면서도 '학교 2013'의 가슴 시린 상처가 눈에 보이듯, 김우빈은 '함부로 애틋하게'를 통해 다양한 감정과 매력을 선보이며 한층 성장한 연기자로 우뚝 섰다.
김우빈은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까칠한 톱스타 신준영을 연기하고 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착한남자' 등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신작 드라마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함부로 애틋하게'는 대세 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캐스팅되며 하반기 기대작으로 점쳐졌다.
사전제작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가 큰 성공을 거둔 뒤 그 바통을 이어받은 만큼 '함부로 애틋하게'에 거는 기대감은 상당했다. 물론 이경희 작가 특유의 진한 감성을 김우빈과 수지가 잘 연기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두 사람이 보여줄 가슴 설레는 로맨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아니나다를까 '함부로 애틋하게'는 공개되는 티저마다 김우빈과 수지의 눈부신 비주얼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는 본방송에서도 마찬가지. 여름을 제외한 세 개의 계절을 모두 담아낸 '함부로 애틋하게'는 눈밭부터 은행잎 날리는 캠퍼스 등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김우빈과 수지의 설렘 지수 높이는 케미스트리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 속에서도 유독 빛나는 건 김우빈의 캐릭터 소화력이다. '학교 2013'의 상처를 안고 있는 반항아 박흥수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들에게 완벽히 각인시켰던 김우빈은 '상속자들'에서도 특유의 건들거림과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 저돌적인 카리스마 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또한 영화 '스물'에서는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철없는 20살을 연기, '김우빈의 재발견'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번 '함부로 애틋하게' 속 신준영은 그간 김우빈이 연기한 캐릭터들을 모두 합쳐놓은 듯 다양한 매력이 공존한다. 노을(수지 분)을 골탕 먹이기 위해 일부러 사귀는 척 연기하는 장난기를 탑재했고, 여자를 지키기 위해 불의에 맞서는 깡도 충만했으며, 아픈 사연을 간직한 엄마 앞에서는 적당히 애교도 부릴 줄 아는 살가운 아들이었다.
까칠함이 덕지덕지 붙어 있지만, 알고보면 누구보다 속 깊고 정많은 신준영은 김우빈을 통해 더욱 매력 넘치게 그려지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지난 13일 방송된 3회에서 김우빈은 코믹함과 애틋함을 동시에 발산하며 여심을 설레게 만들었다. 노을과 티격태격 말장난을 할 때는 세상 이런 개구쟁이가 없다 싶다가도 "그렇게라도 난 저 아이를 보고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하거나 수술실 앞에 주저앉아 노을을 살려달라 기도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장면에서는 더욱 탄탄하게 여문 그의 연기력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의 신준영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 이에 김우빈은 더욱 휘몰아치는 감정 표현은 물론 악화되는 증세에 힘겨워하는 연기를 보여주게 될 예정. 이미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신준영의 현 상태는 안타까움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는 더욱 물오른 연기력을 뽐낼 김우빈의 행보를 기대케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parkjy@osen.co.kr
[사진] '함부로 애틋하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