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연극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해온 배우 송일국은 뮤지컬에 첫 도전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혹여나 작품에 폐를 끼치진 않을지 우려하는 마음이 들어서다.
이에 그는 노래 연습부터 탭댄스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첫 공연 전까지 하루하루를 성실히 보냈다. 매일 비디오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어서 모니터해볼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결국 지난 6월 23일 시작된 뮤지컬 ‘브로드웨이 24번가’ 첫 공연은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본인이 보기에 100% 완벽한 무대는 아니었어도 나름대로 선방을 한 것이다.
그러나 송일국은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추천해주신 최정원 선배님이 ‘그냥 편안하게 대사하듯이 하면 돼’라고 하시는데 저는 너무 엉렵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저는 아직 너무 부족하다”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뮤지컬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그는 “소속사에서 반대하긴 했지만 제 오랜 꿈이었다. 다행히 공연 기획팀에서 ‘42번가’와 제 역할을 잘 알고 있었고, 배우들의 꿈의 무대인 토월극장이다 보니 ‘무조건 해야한다’고 설득을 했다. 운이 좋게 꿈을 이루게 됐다.(한숨) 물론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하길 잘 한 것 같다. 점점 재미가 있다”고 밝혔다.
송일국은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배우 이종혁과 줄리안 마쉬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그는 첫 공연날을 회상하며 “아내가 보러왔는데 보고 나서 ‘걱정했던 것 보다는 잘했다’고 하더라. 워낙 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나보다.(웃음) 아내는 노래를 잘한다. 학창시절 노래 동아리였고 직장에서도 노래 동아리 활동을 한다. 탭댄스를 오랫동안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셨다”고 전했다.
“저는 처음이기 때문에 이종혁 씨가 있어 도움은 되지만 부담감은 없다. 하지만 너무 비교되거나 부족하면 안 되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한다. 음악 감독님이 단기간에 가장 실력이 늘었다고 하시더라. 운동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듯, 배우가 성대를 어떻게 쓰느냐도 다르다. 갑자기 잘 되는 걸 바라진 않고,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잘 될 것이라고 본다. 분명한 건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다.(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