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기승전도연이 아니었다.'
'칸의 여왕' 전도연이 무려 11년만에 택한 드라마 '굿와이프'는 시작과 함께 전도연에 모든 포커싱이 집중됐던 게 사실. 미국의 히트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는 사실도, 전도연의 브라운관 복귀만큼 관심이 쏠리진 않았다.
물론 '굿와이프'는 타이틀롤 전도연이 '일당백'을 해내며, 매회 '역시'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전도연의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는 '영화 같은 드라마'로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비단 전도연이 전부는 아니었다.
전도연(김혜경 역)의 곁에서 호흡하는 윤계상(서중원 역), 나나(김단 역), 김서형(서명희 역)은 물론 김태우(최상일 역), 전석호(박도섭 역), 태인호(오주환 역) 등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갖춘 배우들의 호흡이 확실한 시너지를 만들어내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첫회부터 지난 15일 방송됐던 3회까지, '굿와이프'를 보는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이는 극중 김혜경(전도연)의 남편 이태준 역을 맡은 유지태였다.
드라마 시작과 함께 '성(性)상납 스캔들'에 휩싸이며 아내 혜경을 상처입히고, 전국민적 지탄을 받고, 1심 유죄까지 선고받은 상태다. 검찰선배까지 죄가 있으면 가리지 않고 잡아들이던 '대쪽검사'였던 이미지는 이미 대중의 머릿 속에서는 지워졌다.
그런 태준은 여전히 아내 혜경에게 "난 함정에 빠진거다"라고 반복한다. 남자다운 외모,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 딱 벌어진 어깨까지, 그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섹시' 그 자체다.
더욱이 3회에서는 아내에게 협박 전화를 걸었던, 스캔들 당사자 앰버(레이양)까지 붙잡아 "혜경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 고운 얼굴에 흙이 묻으면 너도 싫겠지"라고 싸늘하게 협박하는 모습은 섬뜩함을 내비쳤다.
섹시에 섬뜩함까지 갖춘 태준, 그런 태준을 여기하고 있는 유지태, '나쁜 남자인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빠져든다'는 반응이 많은 호응을 받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 gato@osen.co.kr
[사진] '굿와이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