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했지만 불쾌함은 없었다. 솔로 남녀 100명의 짝 찾기를 다룬 ‘솔로워즈’가 ‘악마의 편집’도, MSG도 없는 연애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솔로워즈’에서는 저마다의 개성과 사연을 지닌 100명의 솔로 남녀들이 애인 찾기에 나섰다. 제작진의 간섭은 오로지 매력 어필 시간을 재는 것 뿐이었고, 진행자 김구라 역시 스크린으로만 참가자들을 만났다. 이 안에서 짝을 만나는 것은 오로지 개인의 몫이었다.
이들 앞에 준비된 게임은 꽤 잔인했다. 처음 만난 남녀들은 1라운드부터 대강 눈빛을 교환할 시간도 없이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불특정 다수의 이성을 향해 매력을 발산해야 했다. 여기서 호감을 얻지 못할 경우 곧바로 솔로 게이트를 지나 귀가하는 굴욕을 맛보게 되는 남녀 100명은 몹시도 치열한 경쟁에 몸을 던졌다.
이때 ‘솔로워즈’ 제작진이 택한 연출 방식은 있는 그대로의 참가자들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이 장면 저 장면을 끼워 맞춰 억지 드라마를 만들기 보다는 차라리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자는 것으로 보였다. 덕분에 참가자들의 발언은 부풀려지지 않은 채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고, 누군가가 편집의 희생양이 되는 일도 없었다. 실제로 ‘솔로워즈’에서 참가자들이 보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여 준 대목은 두 세 부분 정도 뿐이다.
참가자들 역시 진솔한 태도로 촬영에 임했다. 30분 만에 집에 돌아가게 된 참가자들이 40명이나 되었지만, 모두 결과에 승복했다. 분통을 터뜨리는 대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탈락자들의 모습에는 종종 연애 프로그램을 볼 때 느껴졌던 불편함이 없었다.
연예인 지망생이나 쇼핑몰 사장 등 눈에 띄는 참가자들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솔로워즈’의 매력 중 하나다. 그간 일반인들이 출연자로 나선 몇몇 프로그램들은 회를 거듭할 수록 개인 홍보의 장으로 변질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솔로워즈’에서는 이러한 참가자들의 특징 대신 평범한 솔로 남녀들의 모습을 비췄다.
아직까지는 막장 연출 없는 무공해 방송으로 보인다. 첫 방송을 무사히 마친 ‘솔로워즈’가 연애 프로그램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솔로워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