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국제영화제 심야 상영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한국영화 '부산행'이 여름대전 첫 주자로 나서 대박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부산행'은 유료 시사에 들어간 15일 하루 동안 11만9768명을 동원해 활짝 웃었다. '나우 유 씨 미 2'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의 성적. 유승호 주연의 '봉이 김선달'(7만5천여명)을 압도하며 3위로 밀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스크린 수는 425개로 '나우유씨미2' 1087개와 '봉이 김선달' 783개보다 훨씬 적었지만 만원사례를 이어가며 폭발적인 관객 흥행에 들어간 것이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이 영화가 막을 올리기까지는 아직 5일 정도 남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부산행'의 박스오피스 2위는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여기에 예매율도 38.2%(16일 오전 9시 현재)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관객 기대감이 얼마나 높은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부산행'(연상호 감독)은 한국 영화 소재로는 낯선 '좀비'라는 소재를 친근하면서도 신선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좀비의 창궐은 '월드워Z'을 비롯한 할리우드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소재지만 '부산행'은 거기에 기차라는 구체적 배경을 더해 한층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구성했다.
특히 마동석은 출연진들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모양새다.
'부산행'은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승객들이 좀비와의 사투를 벌이며 부산으로의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실사 영화이다.
마동석은 극 중 상화라는 인물을 맡아 사랑하는 아내와 뱃속에 있는 2세를 지키는 듬직한 남편으로 분했다. 특히나 마동석의 캐릭터가 눈길을 끄는 건 주먹으로 좀비를 때려잡는,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캐릭터이기 때문.
그간 할리우드를 비롯해 수많은 좀비 영화들이 탄생한 바 있지만 손으로 좀비를 때려잡는 캐릭터는 전무후무하다. 때문에 칸 영화제에서도 마동석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는 후문.
실제로 영화에서 마동석은 도구와 머리를 사용하는 공유, 최우식 등과는 다르게 그저 맨손으로 좀비들과 맞서 싸우며 관객들에게 왠지 모를 통쾌함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이처럼 좀비 앞에선 거친 남자로 변하는 마동석은 사랑하는 아내(정유미 분) 앞에서는 순한 양으로 돌변,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의 재치있는 대사 역시도 긴장감에 바짝 움츠러든 관객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mcgwire@osen.co.kr
<사진> '부산행'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