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이 국내에서는 생소한 '좀비'라는 소재로도 관객들을 설득시킬 전망이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부산행'은 할리우드에서는 익숙하지만 국내에선 낯선 소재인 좀비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를 탄생시켰다.
'월드워Z', '웜바디스' 등 그간 할리우드에서는 좀비물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었다. 때문에 좀비 자체에 대한 어색함은 국내 관객들에게도 없는 상황.
그러나 '국내산'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으면 말이 또 달라진다.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한 할리우드산 좀비에게는 '믿고 본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국내산 좀비라고 하면 '믿고 볼 수 있을까?', '자연스러울까?' 등의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의심은 접어둬도 좋을 듯 싶다. '부산행'은 할리우드 비주얼 못지 않은 좀비 비주얼로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는 리얼리티에 세심한 신경을 쓴 제작진 덕분. 정황수 VFX 슈퍼바이저는 서울역, 부산역을 비롯한 역사 공간, 300KM로 달리는 열차의 움직임, 재난 속 감염자의 모습 등을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하며 강력한 비주얼을 만들어냈다.
또한 특수분장을 맡았던 곽태용 감독은 주로 할리우드에서 볼 수 있었던 감염자의 모습과는 다르게 동양적이고 현실감 있는 콘셉트로 좀비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감염자들은 박재인 안무가의 지도 하에 관절이 꺾이는 몸짓, 축 늘어진 어깨 등 감염자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더욱 더 실감나는 좀비의 모습을 연출해냈다.
특히나 한국 영화와 어울리는 감염자의 이미지 창출에 신경을 쓴 제작진의 노력이 좀비가 국내 관객들에게도 어색하지 않게 다가가도록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다.
제작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염되는 정도를 표현함으로써 과한 이미지, 혐오감 대신 현실적으로 와 닿는 수위로 감염자를 표현해 공감도를 높일 수 있었다. / trio88@osen.co.kr
[사진] '부산행'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