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의 '사이다' 법정신이 화제다. 정석에 가까운 전도연의 대사전달력과 분노를 억누르는 섬세한 연기만 있다면 시청자들을 사로잡기까지 단 3분이면 충분했다.
전도연은 tvN '굿 와이프'를 통해 11년 만에 브라운관으로의 복귀를 알리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와 더불어 항상 이름 뒤에 따라다니는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남다른 와중에도 왜 전도연 전도연하는지 다시 한 번 증명한 기회가 됐다.
데뷔 후 처음 맡은 변호사라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발성과 발음은 물론, 캐릭터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연기로 감탄을 자아낸 것. 특히 그가 가진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폭발하는 법정신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정도.
이는 지난 16일 방송된 tvN '굿 와이프' 4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혜경(전도연 분)은 남편 태준(유지태 분)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인 보석 심리에서 증인 신분으로 출석했는데, 불륜 스캔들을 일으킨 남편에 대한 원망과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선택이 교차되는 복잡한 심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자신과 태준을 무너뜨리기 위해 스캔들을 운운하며 이혼할 거냐고 묻는 상일(김태우 분)의 질문에 "사람의 감정을 그렇게 딱 잘라서 설명할 수 있냐. 전 이태준씨를 사랑하고 또한 증오한다. 매일 매일 바뀐다. 제 감정의 행방이 검사님께 그렇게 중요하냐"고 딱 잘라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저를 감정적으로 자극해서 남편을 대놓고 깎아내리길 바라냐. 제가 이 법정에서 들어야 할 질문은 '남편이 집에 오길 바라냐'인데 저는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하고 말했다. 그러길 바란다고"라며 "제 감정은 불확실하지만 확실한 건 남편이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그리고 저와 함께 있길 바란다는 거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이다처럼 뻥 뚫리는 통쾌함을 선사하는 혜경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태준이 왜 그렇게 혜경에게 집착하는지, 또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이자 현재 혜경의 상사인 중원(윤계상 분) 역시 왜 혜경에게만은 지나치게 관대한 것인지 납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혜경이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든 주인공은 바로 전도연.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있는 연기력은 물론,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이 작품을 더욱 입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만들어줬다.
브라운관 복귀 11년 만에 다시 '리즈 시절'을 맞은 전도연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과연 전도연이 이끄는 '굿 와이프'는 어떠한 전개를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굿 와이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