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이은결이 '마리텔'을 또 지배했다. 인간계에서 벗어나 천상계로 승천할 분위기는 오래전부터 조성됐던 그다. 이번에는 심장을 멎게 하고, 유체이탈을 하는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물론 이는 단순히 '일루션'이었지만, 그럼에도 리얼한 장면에 보는 시청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지난주에 이어 이은결, 탁재훈, 안혁모, 김구라, 장기하로 구성된 5팀의 격돌이 그려졌다. 물론 1위는 이은결이 차지했고, 촘촘하게 짜여진 콘텐츠는 모두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그저 혀를 뽑는(?) 마술을, 영화 '올드보이' 최민식 연기를 접목시켜 웃음을 안기거나, 서유리가 물을 마시는 연기를 직접 촬영해 컵 속의 물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은 보는 이의 몰입감을 확실하게 높였다. 오랜만에 드렁큰타이거와 인둘기도 등장했고, 인둘기는 뱃속에 에일리언을 모셔오는 희생 정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배터리를 이용해 입에 문 전구를 켜는 장면도 분명 신기했다.
하지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유체이탈이었다. 영혼을 확인시켜준다는 이야기를 할 때 또 장난스러운 마술이 등장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비껴간 채 실제로 심장이 멎는 약을 먹고 맥이 정지되는 모습은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영혼이 보인다는 타블렛을 통해 포착된 이은결의 영혼은, 책을 쓰러뜨리고 책장을 넘겼으며, 칠판에 직접 글자를 새겨넣었다.
이은결은 이날 이 충격적인 유체이탈로 마지막 큰 호응을 불러모았다. 결과는 1위였고, 통산 5승의 기록도 달성했다. 이은결의 콘텐츠는 속이 꽉 차 있다. 그저 마술 뿐만 아니라 음악과 영상, 성대모사까지 시기 적절하게 준비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여러명이 등장하는 다른 경쟁채널보다 알찬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앞서 백종원은 '마리텔' 초반 천상계로 분류됐던 출연자다. 타 출연자와 격차가 너무 높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현재 그 위치는 이은결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인간계에서 20%가 넘는 점유율로 1위에 만족하고 있지만, 그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천상계로 승천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 gato@osen.co.kr
[사진] '마리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