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주목받는 래퍼를 뽑으라면 단연 비와이일 것이다. 엠넷 '쇼미더머니5'의 우승자. 일찍부터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어차피 우승은 비와이'였기에 결승으로 가는 과정에 쫄깃한 재미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비와이는 이번 방송을 통해 '국힙의 중심'이란 소리까지 듣는 위치가 됐다.
그런데 비와이의 이런 인기에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는 힙합팬들도 존재하는 모습이다. 물론 그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실력자이고 오랜 팬들도 보유하고 있으나, '쇼미더머니5'가 일정 정도 만들어 낸 소위 비와이 신격화는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이런 비와이에 대한 신격화는 언제부터 이뤄졌을까.
지금보면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쇼미더머니' 지난 시즌에서 최종 28인에 들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었다. 당시 비와이가 패자부활전에 만난 상대는 래퍼 릴보이였는데 릴보이는 '쇼미더머니4' 당시 등장에서부터 전 시청자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단번에 뺏은 참가자로 4강 문턱까지 가며 실력을 인정받았었다.
릴보이도 비와이도 잘 했고 심사위원들은 고심 끝에 릴보이를 선택했지만 시청자들에게도 크게 반발 없는 결과였다. 그 만큼 두 사람의 무대는 막상막하였다. 릴보이는 무대를 장악했고, 비와이는 할 때마다 발전을 한다는 평을 들었다. "준결승·결승 정도의 무대를 보는 것 같다"라는 극찬이 쏟아졌었다.
대진운이 없어 아깝게 탈락한 비와이는 이후 힙합팬들의 주목 대상이었다. 그리고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드디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쇼미더머니' 래퍼들과 '언프리티 랩스타2' 래퍼들의 대결 구도 무대에서 비와이는 촘촘하고 유려하면서 힘 있는 래핑으로 모든 래퍼들을 제압했다.
그 때까지도 일반 대중에게는 숨은 고수 쯤으로 여겨지던 비와이는 그렇게 '쇼미더머니5'에 등장했고, 처음부터 모든 라이벌들의 위에 섰다. 사실 이번 시즌은 처음부터 비와이의 것이었는데, 전 시즌을 거쳐오며 괴물로 성장한 그의 드라마가 지닌 힘이 폭발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새롭게 유입된 팬들은 그에게 열광하고 '쇼미더머니'는 다시한 번 괴물이자 스타 래퍼를 만들어냈다. 누군가는 일시적인 거품이라고, 누군가는 비와이가 숙명처럼 맞게 된 결과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진짜 시작은 '쇼미더머니'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쇼미더머니' 타이틀을 붙이지 않고도 음원차트를 휩쓸 수 있을까. 그의 종교적 색채가 가득한 가사는 방송의 힘이 아니더라도 모든 음악팬들에 어필할 수 있을까. '제일 잘 하는 래퍼'가 된 비와이는 이제 경연을 마쳤고, 더 이상 'OO보다 잘 한다'라는 평 보다는 다른 래퍼들과는 차별되는 유니크함이 더 필요할 것이다. / nyc@osen.co.kr
[사진] 엠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