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판석 기자] 어느 집에건 냉장고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하기 마련이다. 단, 그 안을 채운 내용물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집주인의 개성과 삶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소가 바로 냉장고 속이기 때문이다.
삼대가 어우러진 대가족부터, 요즘 대세인 3~4인 소가족, 맞벌이 부부, 독신남녀에 자취생까지. 다양한 세대 구성만큼이나 그들과 함께하는 냉장고 속 음식의 종류는 가지가지로 나뉜다. 단무지 한 조각에 유통기한 지난 우유 한 팩만 달랑 들었을 수도 있고 특급호텔 주방 부럽지않은 산해진미로 가득 찼을 수도 있고.
예를 들면 이렇다. 배우 소유진의 냉장고에는 요식업계의 큰손 백종원의 부인답게 소고기, 돼지, 양고기가 냉동실에 종류별로 정리돼 있었다. 여기에 금보다 비싼 버섯이라는 트러플로 만들어진 머스터드도 발견돼 셰프들까지 달려들어 맛을 볼 정도.
# 소유진-지드래곤부터 양희은까지
아직 장가를 들지않은 솔로지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냉장고도 그랬다. 지드래곤은 트러플을 비롯해 푸아그라, 캐비아까지 세계 3대 진미 식재료를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커다란 자연산 전복과 세계 3대 블루치즈로 불리는 스틸턴 치즈까지 고급 식재료들이 가득했다. 함께 출연했던 멤버 태양은 지드래곤을 향해 싼 입맛이라고 소개했지만 지드래곤은 반전의 미식가이자 겸손한 미식가였다.
'잘먹고 잘사는 법'을 가르쳤던 양희은은 어땠을까. 그의 냉장고에는 전복젓, 갈치속젓, 김장아찌 등 밥만 있으면 바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다양한 반찬들이 넘쳤다. 또 각종 치즈, 아가베 시럽, 눈개승마, 엔젤 헤어 등 신기한 식재료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트러플이 등장했다. 특히 ‘냉장고를 부탁해’ 역사상 생 트러플은 처음 등장해 셰프들은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는 말 그대로 연예인들의 제각각 냉장고를 털어서(?) 유명 셰프들이 맛난 음식으로 탈바꿈시키는 신데렐라표 예능이다. "이런 프로가 되겠어?"라는 방송가의 우려와 달리 어느새 1년을 훌쩍 넘겼고 인기는 상승중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누가뭐래도 빈약한 재료들로 진수성찬을 차려내는 셰프들이었다.
특히 셰프들의 요리대결이 빛을 발했다.사실 셰프들간의 대결이 셰프들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이를 성사시켰다. 또 하나의 인기 비결은 ‘속도감’이다. 셰프들의 요리대결과 MC들의 중계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제한시간 15분 내에서 하나의 요리를 완성시켜야 하기 때문에 셰프들의 빠른 손놀림이 필요하다. 셰프들이 주방을 왔다 갔다 하며 정신없이 요리하고 여기에 MC들의 중계가 더해지면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냉부해’를 속 꽉찬 예능 프로로 만들언준 셰프들을 살펴봤다.
▲ 이연복과 김풍
김풍은 ‘냉장고’에 출연 할 당시 쟁쟁한 셰프들 사이에서 제대로 된 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 의심이 가는 존재였다. 정식 셰프가 아니었기에 다른 셰프들도 초반에는 만만히 보긴 했지만 샘킴에게 여러 번 승리를 거두며 한방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의 실력과 아이디어는 점점 발전 됐다.
특히 김풍은 꾸준하게 이연복 셰프를 언급하면서 다양한 중화요리에 도전했다. 실제로 샘킴과의 대결에서 ‘연복풍 덮밥’을 만들 때는 김성주가 이연복 셰프가 온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김풍은 그날 대결에서 샘킴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물에 불린 김과 채소를 끓여낸 매콤한 중국풍 요리인 ‘다이김’, 토마토와 계란 그리고 식빵을 활용해 중식 스프인 '토달토달' 등 꾸준하게 중식요리를 선보였다. 꾸준히 중식요리를 시도하는 김풍을 기특하게 여긴 이연복 셰프는 지난 6월 중식칼을 선물하기도 하며 사제 간의 정을 나눴다.
▲ 정창욱과 최현석
정창욱과 최현석은 ‘냉장고’ 뿐만 아니라 KBS ‘인간의 조건3’, SBS Plus ‘셰프끼리’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로 남다른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둘은 절친하지만 ‘냉장고’에서 대결을 펼칠 때는 서로 견제하고 장난스럽게 투닥거리는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정창욱은 선배인 최현석과 대결에서 승리하면 야자타임을 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도발을 자주 했다. 이에 최현석은 선배로서 넓은 마음과 허세로 받아줬다. 지난 6월 1일 펼쳐진 이 대결에서 정창욱이 승리를 거두면서 야자타임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홍석천과 이원일
홍석천은 방송에 모든 남성들에게 대체로 친절하다. 그러나 홍석천과 이원일은 조금 남다르다. 홍석천은 요리프로그램에 자신이 처음으로 이원일을 추천했다는 사실을 MBC ‘사람이 좋다’에서 밝혔다. 둘의 인연은 방송을 너머 꽤 오랜 인연으로 알려졌다. 홍석천의 안목이 시청자들에게 이원일 셰프라는 선물을 준 것이다.
홍석천은 시식할 때 건 대결에 있어서건 잘 먹는 이원일을 항상 살뜰하게 챙겼다. 이원일도 그런 홍석천의 배려를 부담 없이 받아주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다정한 형과 복스러운 동생으로 둘만의 호흡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 /pps2014@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