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이 방송 초반 음산한 분위기로 여름에 ‘딱’인 드라마라는 반응을 얻으며 빠른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거기다 윤시윤, 김새론, 염정아, 이성재 등이 각자 존재감이 강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을 탄탄하게 이끌어갔다.
하지만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아쉬운 모습이었다. 뒷심이 부족한 모습으로 후반부에 ‘루즈’한 스토리로 이어가 네티즌들로부터 ‘답답하다’는 반응을 얻었는데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에게 고구마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마녀보감’은 저주를 받은 공주 서리(김새론 분)와 청년 허준(윤시윤 분)의 성장과 사랑을 담은 판타지 사극.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윤시윤과 김새론이 판타지 사극이라는 장르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방송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윤시윤과 김새론이 역시 믿고 보는 연기를 펼치는 것을 비롯해 ‘마녀보감’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화려한 CG, 빠른 스토리 전개가 더해지며 ‘마녀보감’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베일을 벗은 ‘마녀보감’은 몰입감이 높은 드라마였다. 첫 회부터 몰아치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묵직한 열연이 대단했다. 흑무녀 홍주(염정아 분)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중전 심씨(장희진 분)에게 무녀 해란(정인선 분)의 태중 아이를 옮기면서 저주가 시작되고 홍주가 서리와 대립하는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됐다.
특히 윤시윤은 전역 후 복귀작인데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탄탄한 연기, 김새론은 처음 도전한 성인연기에서 20대만의 성숙함을 표현했고 윤시윤과 김새론은 실제 13살의 나이차에도 애틋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스토리가 아쉬웠다. 홍주와 서리의 대립은 큰 진전 없이 계속해서 반복됐고 서리는 홍주에게 반격해도 큰 성과가 없었고 서리가 홍주로부터 도망 다니는 내용이 반복되고 서리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힘을 사용하지 못하고 당하는 등의 스토리 전개에 네티즌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시청률도 하락했다. 시청률 2%를 유지하던 ‘마녀보감’은 드라마 중반부터 시청률이 2% 이하로 떨어졌다. 마지막 회 엔딩에서 갑자기 40년 후의 얘기가 그려지다가 젊어진 허준과 서리가 만나는 내용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마녀보감’이 청춘 허준과 마녀 서리의 색다른 조합을 만들어내고 ‘때깔 좋은’ 영상미를 선보인 것은 의미 있었지만 스토리 전개 면에서 끝까지 힘 있게 밀어붙이지 못한 건 아쉽기만 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마녀보감’ 화면 캡처